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0)이 물집 부상에도 여의치 않고 마운드에 오를 정도로 간절한 마음으로 공을 던졌다.
장재영은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시속 150km를 가볍게 넘는 강속구가 매력적이지만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데뷔 후 2시즌 동안 33경기(31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년 동안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장재영은 이번 겨울 질롱 코리아에 합류해 호주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 6경기(30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였다. 탈삼진 37개를 잡아내면서 볼넷은 9개밖에 내주지 않은 것이 고무적이다.
호주에서 돌아온 장재영은 “생각보다 타자들 수준도 높았고 야구장이 작고 하니까 좀 쉽게 상대한 타자들이 없었다. 공도 한국과 다르게 진흙 같은 것을 발라서 신기했다. 한국에서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해서 좋았다”라고 호주리그에서 뛴 소감을 밝혔다.
장재영은 “신중하게 던진 것도 있지만 어차피 맞을거 그냥 초구, 2구에 빨리 맞자는 생각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덕분에 투구수도 많이 줄고 이닝도 많이 가져갈 수 있었다. 타자들이 잘 치는 것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자고 생각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삼진을 잡으려고 유인구를 던졌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라고 호주리그 활약의 비결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반기 막판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인해 많은 공을 던지지 못한 것이다. 장재영은 “원래 야구를 하면서 물집이 생긴 적이 없다. 그런데 처음으로 물집이 잡혀서 당황스럽고 조금 따가웠다. 처음 물집이 배겼을 때는 코치님이 투구를 그만하게 하셨다. 아무래도 일주일 만에 아물기는 힘들다고 했는데 내가 참고 공을 던지다고 했다가 또 물집이 생겼다. 절제를 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라며 아쉬워했다.
“공을 잘 채서 물집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라고 물집 부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장재영은 “걱정이 되기 보다는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잘 던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일주일이면 다 나을 것 같아서 주변에서 말리는데도 던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다가 괜히 점수를 준 것이 팀에 미안하고 그러면서 또 하나를 배운 것 같다”라고 부상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2군에 있으면서 1군이 참 멀다고 느껴졌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도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호주리그에 갔고 좋은 결과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호주리그에서의 좋은 느낌을 내년 스프링캠프와 시즌까지 가져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