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떠나 한국에서도 한솥밥을 먹는다. 2년 연속 같은 팀 외국인 선수로 함께하게 된 한화 투수 버치 스미스(32)와 외야수 브라이언 오그레디(30)의 인연이 남다르다.
스미스와 오그레디는 올해 나란히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1년간 같이 뛰었다. 스미스는 20경기(38⅓이닝) 1승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37개, 오그레디는 123경기 타율 2할1푼3리 86안타 15홈런 46타점 OPS .695를 기록했다. 크게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세이부와 재계약이 되지 않았고, 두 선수는 다음 무대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국을 택했다.
강력한 구위형 선발과 외야수 자원을 찾던 한화가 스미스와 오그레디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불펜으로 생각한 세이부와 뜻이 맞지 않아 재계약 제안을 거절한 스미스는 1선발로 평가해준 한화에 마음이 끌렸다. 오그레디도 2년 전부터 한화를 비롯해 KBO리그 팀들이 주목한 선수로 이번에 인연이 됐다.
일본에서 같은 팀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서도 같은 팀에 온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삼성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앨버트 수아레즈가 지난 2019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같이 했지만, 한국에 온 시기가 각각 2020년과 2022년으로 달랐다.
2년 연속 이어진 특별한 인연에 스미스와 오그레디도 이글스TV를 통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스미스는 “지난 시즌 일본에서 같이 뛴 오그레디와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오그레디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고, 열심히 하는 야구 선수다. 팀 승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그레디의 예상 홈런 숫자로 스미스는 “최소 50개 이상 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에 오그레디는 “50홈런 좋다. 충분히 그렇게 칠 수 있는 힘도 갖고 있다”면서도 “홈런을 너무 많이 치려고 하면 잘 안 되더라. 좋은 스윙과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면 50홈런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스미스에 대해 오그레디는 “정말 좋은 투수다. 까다로운 투수라고 할 만하다. 슬라이더가 특히 좋다. 한국에서도 잘 던질 것이다”며 “나갈 때마다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20승을 예상한다”고 화답했다.
20승이나 50홈런은 조금 비현실적이지만 그 반 이상만 해줘도 성공이다. 한화는 두 선수에게 운명을 걸었다. 부상 이력이 있지만 확실한 1선발 파워 피처로 스미스를 낙점했고, 검증된 타자 마이크 터크먼과 재계약하는 대신 오그레디를 선택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더 높은 고점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과 도전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못내 아쉽게 끝난 두 선수의 성공 의지도 한화가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