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새로운 에이스로 낙점하고 영입한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32)는 부상 이력이 많은 선수다.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팔꿈치, 팔뚝, 사타구니, 옆구리, 손가락 등 여러 부위를 커리어 내내 다치고 또 다쳤다.
특히 최근 3년 연속 부상에 발목 잡혔다. 지난 2020년 팔뚝, 2021년 사타구니, 2022년 일본에서 옆구리와 손가락을 다쳤다. 올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한화가 스미스를 데려온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한화도 이를 모르는 게 아니다. 리스크를 감수하며 영입을 결정했고, 메디컬 테스트도 꼼꼼하게 진행했다. 스미스의 커리어 모든 부상을 체크하면서 11년 전 부상을 입었던 부위까지 봤다.
한국에 있는 이지풍 수석 트레이닝코치가 현지에 파견된 전략팀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메디컬 체크 과정에서 병원을 선정할 때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의 협조를 요청했다. 스미스가 지난 2015년 4월 팔꿈치 토미 존 수술 후 재활을 할 때 탬파베이에 몸담고 있었다.
탬파베이는 선수 몸 상태를 잘 체크하기로 소문난 구단이다. 탬파베이의 팀 닥터 코코 이튼 박사도 스미스의 히스토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탬파베의 협조 속에 메디컬 체크를 진행한 한화는 나아가 다른 구단은 물론 올해 스미스가 뛰었던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의 도움을 받아 스미스의 몸 상태를 전방위로 확인했다.
11년 전 부상 부위까지 MRI 촬영을 진행했다. 초음파 검사를 거쳐 부상 부위를 모두 체크했다. 담당 의사인 이튼 박사로부터 “이전에 토미 존 수술을 했던 팔꿈치 인대도 좋고, 올해 부상 부위도 초음파 확인 결과 깨끗하게 회복됐다”는 답을 받고 난 뒤 계약을 최종 마무리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스미스의 부상에 대한 이슈가 있지만 충분히 검토했다. 부상 위험이 있지만 우리는 수비가 약해 구위형 투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스미스의 부상이 재발할 경우도 생각한 손혁 단장은 “혹시 모를 부상도 대비한다. 외국인 선수 부상시 최대한 빠른 기간 대체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매뉴얼과 함께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 국내 투수들도 준비해 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FA 및 트레이드 시장에서 이태양, 한승혁 등 선발로도 활용 가능한 투수들을 확보한 것도 그 일환이다.
물론 스미스가 부상을 당하지 않고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는 게 한화로선 최상이다. 스미스는 “오랜만의 선발 복귀인 만큼 설렌다. 또 책임감도 느낀다. 이미 몸 만들기를 시작했고, 스프링캠프 때 좋은 컨디션으로 합류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구단에서 마련한 KBO리그 나머지 9개 구단 타자들의 영상도 외장 하드로 전달받은 스미스는 “겨울 동안 미리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공략법을 연구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