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일째다.
올 겨울 KBO리그 FA 시장은 749억 3000만원(퓨처스리그 FA 제외)이 쏟아졌다. 15명의 FA 몸값이다. 양의지가 두산과 6년 최대 152억원 계약, 박민우가 NC와 8년 최대 140억원 계약으로 100억대를 넘었다.
그러나 미계약 FA 6명이 처한 상황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한현희(29), 정찬헌(32), 강윤구(32), 신본기(33), 권희동(32), 이명기(35)는 여전히 미계약 상태로 남아 있다. 지난 11월 16일 FA 승인 선수로 공시됐고, 협상 시작일인 17일부터 지금까지 38일째 계약 소식이 없다.
6명 중 한현희는 FA 등급제 A등급 선수다. 원소속팀 키움을 제외한 다른 팀이 한현희와 FA 계약을 한다면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한 명과 FA 보상금(전년도 연봉 200%)을 키움에 줘야 한다.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투수이지만, 올 시즌 21경기(77⅔이닝)에 등판해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로 부진했다. FA 취득을 앞두고 가장 안 좋은 성적으로 스스로 몸값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내년 만 30세가 되는 젊은 나이로 반등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지만 관심을 갖는 구단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투수 정찬헌과 외야수 권희동은 B등급이다. 한현희 보다는 보상 규정이 나은 편, 이들을 영입하면 원소속구단에 보호선수 25인 외 보상선수 한 명과 FA 보상금(전년도 연봉 100%)을 줘야 한다.
정찬헌과 권희동은 FA로 영입하기 애매한 성적과 포지션이다. 정찬헌은 올해 20경기(87⅓이닝)에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했다. 허리 상태가 좋아졌지만 풀타임 선발로 뛰기 부담되고, 5선발로는 성적이 아쉽다.
권희동은 올 시즌 82경기에서 타율 2할2푼7리 5홈런 22타점 30득점 OPS .654로 부진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해 출장 정지 징계를 받기 전까지 55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 8홈런 26타점 25득점 OPS .872를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장타력과 타율 모두 하락세다.
외야수 이명기, 투수 강윤구, 내야수 신본기는 C등급이다. 타팀에서 영입하면 전년도 연봉의 150% 보상만 하면 된다.
이명기는 올해 9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7리(300타수 77안타) 23타점 36득점 출루율 .328, 장타율 .313, OPS .642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 3할7리이지만, 과거의 영광이고 최근 2년간 타격 정교함이 떨어졌다. 수비가 좋은 편도 아니라 타율 원툴인 선수에게 관심을 갖는 팀은 없어 보인다.
좌완 불펜인 강윤구는 29경기(21⅓이닝)에 등판해 승패나 홀드 없이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NC로부터 트레이드로 영입했는데 왼손 불펜으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나마 신본기는 다른 선수와 달리 원소속팀 KT로부터 계약 조건을 받은 상태다. 내야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신본기는 KT의 제시안을 받고 그대로 계약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6명 미계약자 중에서 가장 먼저 계약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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