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롱 코리아 선수들이 내년 시즌 KBO리그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병규 감독이 이끄는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가 6라운드까지 전반기 일정을 마친 뒤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시즌 성적은 8승15패로 사우스웨스트 지구 4위 최하위이지만 지난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질롱 코리아는 승패보다 기회 제공과 선수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호주 선수들뿐만 아니라 미국 마이너리그 유망주들도 참가해 젊은 선수들이 실전 경험 쌓기에 좋은 여건을 갖췄다. 성장이 정체된 선수일수록 새로운 환경에서 분위기를 바꿔 뭔가 다른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10월 창단한 질롱 코리아는 첫 시즌을 방출생, 프로 미지명, 독립리그 선수들로 팀을 꾸렸지만 두 번째 시즌부터 각 구단 저연차 선수들 위주로 파견돼 KBO 연합팀 성격을 띠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단기간 젊은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2019~2020시즌 질롱 코리아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KBO리그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홍창기(LG)가 골든글러브 외야수로 가장 성공했고, 투수 이인복(롯데), 내야수 전병우(키움), 외야수 이재원(LG), 고승민(롯데), 임지열(키움), 송우현(전 키움) 등이 1군 선수로 성장하며 호주 효과를 봤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최근 2시즌을 건너뛴 질롱 코리아는 올 겨울 3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KT, 삼성, 두산을 제외한 KBO리그 7개 팀에서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을 대거 질롱 코리아에 보냈다. 시즌의 반환점을 돌면서 내년 시즌 기대 자원들이 등장했다.
키움의 계약금 9억원 투수 유망주 장재영이 가장 큰 수확이다. 장재영은 6경기에서 30이닝을 던지며 1승2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삼진 37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9개에 불과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멜버른 에이시스전에서 8이닝 동안 115구를 던지며 5피안타 2사구 10탈삼진 2실점 승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입단 후 2년 내내 발목 잡은 제구 난조에서 벗어나 대형 유망주로서 잠재력을 확인했다. 만약 장재영이 키움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찬다면 올해 준우승에 이어 내년 우승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하위 한화는 가장 많은 15명의 선수들을 질롱 코리아에 보냈다. 투수 김재영(6경기 2승3패 4.72)과 정이황(6경기 1승3패 4.86)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투구 이닝을 늘린 가운데 불펜 이승관, 포수 박상언, 내야수 박정현, 외야수 장진혁, 유상빈, 이원석까지 8명의 선발대가 실전 경험을 쌓고 돌아왔다.
26일 출국하는 투수 박윤철, 오세훈, 양경모, 포수 허관회, 내야수 김태연, 외야수 이진영, 권광민 등 7명이 후발대로 호주에 건너가 마지막 남은 한 달 일정을 소화한다. 이들 중 한두 명이라도 확실한 1군 전력으로 성장한다면 한화의 내년 시즌 탈꼴찌 희망도 부풀어 오른다.
KIA도 투수 최지민, 내야수 김규성, 외야수 김석환이 활약하며 내년 1군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LG 내야수 송찬의도 15경기 타율 3할7푼5리 3홈런 1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내년 주전 1루수로서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SSG 외야수 하재훈도 홈런 7개로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롯데도 투수 서준원과 김진욱에 신인 내야수 김민석까지 질롱 코리아에 합류하며 핵심 유망주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