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신인 포수 김범석(18)의 커리어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흔히들 아마추어 시절 잊지 못할 경기, 또는 프로 지명 순간을 언급하지만 김범석은 떨리는 목소리로 ‘부모님’이라는 단어를 말했다.
김범석은 지난 22일 서울 도곡동 KBO에서 열린 제6회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 시상식에서 이만수 홈런상을 수상했다. 김범석은 장타력을 갖춘 공격형 포수로, 올해 고교야구서 25경기 타율 3할3푼7리 10홈런 31타점 OPS 1.227 맹타를 휘둘렀다.
김범석은 어떻게 포수 마스크와 인연을 맺었을까. 그는 “초등학교 때 포수를 하다가 중학교에 가서 2학년 때까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뛰었다”라며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는데 내 리드대로 투수가 던져서 아웃을 잡고 경기에서 이겼을 때 희열이 너무 좋았다. 포수라는 포지션에 재미를 느끼고 사랑하게 됐다”라고 포수 김범석 탄생 배경을 전했다.
김범석은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아마추어 시절 남다른 장타력을 뽐내며 고교야구 나무배트 도입 후 최초로 한 시즌 10홈런을 때려냈다. ‘포수 레전드’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김범석은 앞으로 대형포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나보다 타격이 더 좋더라. 고교생이 어떻게 홈런 10개를 치나”라고 혀를 내둘렀다.
김범석은 “아무래도 노림수나 정확한 타이밍이 10홈런의 비결인 것 같다”라며 “계속 양의지(두산) 선배님과 박동원(LG) 선배님을 보면서 좋은 점을 따라하고 있다. 향후 양의지 선배님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고교 포수 최대어로 불린 김범석은 활약과 명성에 힘입어 2023 신인드래프트서 LG 1라운드 지명으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김범석은 프로행의 모든 공을 부모에게 돌렸다. 그 동안 야구를 하면서 행복했던 순간에는 늘 어머니와 아버지가 있었다.
김범석은 “부모님께서 그 동안 어렵게 도와주셨는데 정말 감사하다”라며 “학창시절 경기가 끝나면 이기든 지든 늘 부모님들이 서 계신다. 승리하면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나 또한 끝나고 어머니와 하이파이브를 한 뒤 마지막에 서 계신 아버지와 세리머니를 했다. 그 때가 야구를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라고 살짝 울먹였다. 그의 남다른 효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1라운드 포수답게 남다른 데뷔 시즌 각오도 들을 수 있었다. 김범석은 “LG라는 명문 구단에 갈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라며 “프로에 가서는 컨택, 블로킹, 2루 송구 능력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 염경엽 감독님께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프로에서 성공해 다시 한 번 가족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그날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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