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포수는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최근 KBO리그 포수 FA 시장에서 역대급 돈잔치가 펼쳐지며 아마추어부터 포수를 향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22일 서울 도곡동 KBO에서 열린 제6회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 시상식에 참석해 “이만수 포수상, 홈런상이 벌써 6회째를 맞이한다”라며 “이만수 포수상을 처음 만들 때만 해도 주위의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학생들이 제일 받고 싶은 상이라고 하더라.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만수 포수상은 지난 2017년 처음 제정된 상으로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아마추어 엘리트 선수에게 수여된다. 이만수 이사장은 재능기부 과정 속에서 유소년들의 포수 기피 현상을 보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리며 포수상-홈런상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을 독려하기로 했다.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은 올해까지 총 1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역대 포수상은 세광고 김형준(NC), 신일고 김도환(삼성), 유신고 강현우(KT), 장안고 손성빈(롯데), 순천효천고 허인서(한화)가 차례로 수상했고, 홈런상은 경남고 한동희(롯데), 천안북일고 변우혁(한화→KIA), 야탑고 안인산(NC), 천안북일고 박찬혁(키움), 서울고 조세진(롯데)이 각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번 6회 포수상은 경기상고에서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진출한 엄형찬, 홈런상은 고교 나무배트 도입 후 최초로 한 시즌 10홈런을 친 경남고 김범석(LG)에게 돌아갔다.
이만수 이사장은 “올해도 좋은 포수가 많이 나왔다. 엄형찬과 함께 김범석, 김건희(원주고, 키움), 김동헌(충암고, 키움) 등 3김이 잘한다”라며 “직접 경기장에 가서 플레이를 봤는데 김범석은 공수가 모두 돋보였고, 엄형찬은 포수였던 아버지(엄종수 경기상고 배터리코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기본기가 잘 돼 있더라. 포수상 선정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할 정도로 두 선수 모두 기량이 우수했다”라고 흡족해했다.
KBO리그에서 포수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하지만 그 투수를 이끄는 선수가 바로 포수다. 이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양의지(4+2년 152억원, 두산), 유강남(4년 80억원, 롯데), 박동원(4년 65억원, LG), 박세혁(4년 46억원, NC) 등 FA 포수들이 모두 잭팟을 터트렸다. 포수의 중요성을 인지한 4개 구단은 무려 343억원을 투자해 안방을 보강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343억원이라는 금액은 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구단, 현장, 선수들이 포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것”이라며 “내가 현역 시절만 해도 포수의 가치가 정말 없었지만 지금은 서로 포수를 하겠다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투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비로소 포수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포수 출신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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