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리그) 여기서 잘하면 재미있겠는데?”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교육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포수 유망주 엄형찬(18·캔자스시티 로열스)이 한 말이다.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낯선 세계를 경험했지만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미국 무대를 정복해 한국인 최초 포수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엄형찬은 올해 고교야구에서 타율 3할9푼(82타수 32안타) 3홈런 30타점 22득점 OPS 1.031로 활약하며 포수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지난 7월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기로 결정했다. 장타력, 컨택, 선구안 및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도루저지 능력이 캔자스시티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22일 제6회 이만수 포수상을 수상한 엄형찬은 “어릴 때부터 목표였던 미국 구단과의 계약이 이뤄져서 꿈만 같았다. 예전부터 목표를 세우고 달려왔는데 계약하는 순간 꿈이 현실로 다가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라며 “물론 국내 구단에서 뛰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목표를 이루고 싶어서 미국행을 선택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엄형찬은 최근 두 달 동안 미국에서 진행된 교육리그에 참석해 빅리그의 맛을 살짝 봤다. 그는 “가보니까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미국에서 잘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실제로 재미있었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라고 설렘을 표현했다.
아시아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포수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언어다. 아무리 개인 능력이 뛰어나도 투수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빅리그의 안방을 지킬 수 없다. 포수에게 영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엄형찬은 이를 대비해 일찍부터 영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어 공부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 가기 전까지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고, 가서 영어를 했을 때 의사소통은 큰 문제가 없었다”라며 “더 열심히 해서 현지 선수처럼 활발하게 의사소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야구와 관련해서도 “준비를 열심히 했고, 교육리그에 가서 많은 걸 느꼈다. 내년 시즌 전까지 더 준비를 해서 가면 잘 적응할 것 같다. 가서 직접 부딪히면서 많은 것을 배우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엄형찬은 캔자스시티 맷 콰트라로 신임 감독을 향한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차근차근 노력해서 올라갈 테니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빅리그 무대에 서는 그날을 꿈꿨다.
한편 엄형찬은 이날 받은 상금과 부상을 모두 기부했다. 상금 100만원은 발달장애 아동, 400만원 상당의 배트는 라오스 야구대표팀에 각각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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