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전향 3년차, 이제는 억대 연봉도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23)은 1년 내내 ‘마당쇠’, ‘애니콜’로 쉴새 없이 마운드에 오른 만큼 그에 걸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나균안은 올해 롯데 투수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선발, 롱릴리프, 필승조, 마무리까지 보직을 가리지 않고 팀이 급한 불을 꺼야 할 때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막판에는 선발진에 고정됐지만 이전까지는 투수진의 ‘5분 대기조’ 역할을 했다.
올해 39경기(13선발) 117⅔이닝 3승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 123탈삼진, 37볼넷, WHIP 1.38로 활약했다. 선발로 13경기 71⅓이닝 3승6패 평균자책점 4.16을 기록했고 불펜으로는 26경기 46⅓이닝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9의 성적이었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 수치는 스탯티즈 1.94로 롯데 투수들 가운데 찰리 반즈(3.01), 구승민(2.42)에 이어 3번째였다. 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는 2.48을 기록했다. 역시 반즈(3.69), 박세웅(2.95)에 이어 3위였다.
나균안은 대형 포수 유망주에서 믿음직스러운 1군 투수진의 일원으로 거듭났다.투수 전향 3년차, 팀에 없어서는 안될 투수로 거듭났다.
탁월한 손재주로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었던 나균안은 올해 포심과 커터, 포크볼에만 집중했다. 시즌 중반 커브를 스스로 배워 추가하면서 한 시즌을 풀어나갔다. 그러면서 장점인 제구는 유지한 채 구속과 구위가 좋아졌고 ‘닥터 K’로 거듭났다. 9이닝 당 탈삼진 9.408개는 1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들 가운데 키움 안우진(10.29개), KIA 이의리(9.409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삼진 능력을 키우면서 인플레이 타구를 억제하는 성과도 있었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올해 나균안의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2.80으로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가운데 전체 3번째로 좋았다. 키움 안우진(2.21), KT 고영표(2.75)만 나균안 앞에 있었다.
그는 지난 9월 말, 한해를 되돌아보면서 “처음에는 구종을 많이 던질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구종을 줄이면서 스피드가 올라왔다. 이전에는 손장난 치듯이 변화구를 던졌는데 되돌아보면 손장난을 줄이면서 내 직구가 강해지는 것을 느꼈”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논공행상의 계절. 나균안이 1년 내내 고생한 대가를 받아야 할 차례다. 나균안의 올해 연봉은 5800만 원.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첫 시즌인 2020년 4300만 원을 받았고 2021년에도 동결됐다. 그로나 지난해 투수로 1군에서 가능성을 비추면서 5800만 원으로 올랐다.
올해는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연봉 고과 산정에서 나균안이 투수 중 1위는 아니지만 3위권 안팎에 위치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나의 보직에서 꾸준히 활약하지 못한 게 고과 산정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단이 나균안의 희생을 얼마나 인정하느냐에 따라 나균안의 연봉 책정도 달라질 수 있다. 구단이 나균안의 가치와 희생정신을 인정한다면 충분히 데뷔 첫 억대 연봉도 가능하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됐을 때만 하더라도 롯데의 안방을 책임질 대형 포수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잠재력을 온전히 펼치지 못한 채 눈물을 머금고 투수로 전향했고 그 결과 억대 연봉까지 노릴 수 있는 듬직한 투수로 거듭났다. 과연 나균안은 합당한 보상을 받고 희생을 인정 받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