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FA 다년 계약이 대세가 됐다.
SSG가 지난해 12월 투수 박종훈과 5년 최대 65억 원, 투수 문승원과 5년 최대 55억 원의 조건에 계약하며 KBO 최초로 비 FA 다년 계약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외야수 한유섬을 5년 최대 60억 원의 조건에 잔류시켰다. 삼성은 올해 2월 외야수 구자욱과 5년 최대 총액 120억 원에 장기 계약을 맺었다.
올 겨울 롯데 박세웅(5년 최대 90억 원)과 NC 구창모(6년 125억 원 또는 7년 132억 원) 또한 비FA 다년 계약 대열에 합류했다.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하기 전에 에이스를 입도선매하겠다는 구단 측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향후 선발 투수 자원이 갈수록 부족한 FA 시장 상황도 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22·삼성)은 비FA 다년 계약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원태인은 잘 알려진 대로 삼린이 출신이다. 원민구 전 경복중 야구부 감독의 둘째 아들인 그는 어릴 적부터 장난감 대신 배트와 글러브를 가지고 놀았다. 여섯 살 때 지역 방송에 '야구 신동'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초등학교에도 입학하기 전인 2005년 4월 30일 대구 KIA전에 앞서 시민구장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경복중과 경북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원태인은 2019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홍준학 단장은 원태인 지명 직후 "2019년 1차 지명은 10년 전에 이미 정해진 것과 다름없었다. 어떤 모습으로 지명할지 궁금했는데 기대대로 잘 성장해줬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데뷔 첫해인 2019년 26경기 4승 8패 2홀드(평균자책점 4.82)에 이어 2020년 27경기 6승 10패(평균자책점 4.89)를 거두며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간 원태인은 지난해 14승 7패(평균자책점 3.06)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삼성의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올 시즌에도 부상 악재에도 27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10승 8패 평균자책점 3.92로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원태인은 "팀에 대한 애정이 워낙 크다 보니 언젠가는 (비FA 다년 계약을) 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라이온즈의 영원한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고 싶다는 의미.
그러면서 그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잘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저도 그런 좋은 조건에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다년 계약이 요즘 추세이기도 하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비FA 다년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일단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