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승 에이스’ 이영하(두산)의 학교폭력 재판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내년 시즌 이승엽호의 토종 선발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2022시즌을 마치고 빠르게 새 외국인투수 2명을 영입하며 내년 시즌 4선발 구성을 완료했다. 2020년 20승을 거둔 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하고 돌아온 라울 알칸타라와 ‘뉴 페이스’ 딜런 파일이 원투펀치를 이루고, ‘토종 에이스’ 최원준이 3선발, 155km 빠른 공에 제구력을 더한 곽빈이 4선발을 맡는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이제 문제는 남은 한 자리인데 당초 최원준, 곽빈과 함께 토종 트리오를 꾸려야할 이영하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며 내년 스프링캠프 정상 합류가 불투명해졌다. 이영하는 9월 1차 공판에 이어 지난 10일 증인 신문이 이뤄진 2차 공판을 마쳤고, 내년 1월 20일 3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검사 측에서 증인을 추가로 채택함에 따라 이영하 측 김선웅 변호사는 “예상보다 기간이 길어질 것 같다”라고 예측했다.
내년 1월 31일부터 호주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두산은 일단 이영하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20일 3차 공판 이후 캠프 합류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참가를 장담할 수 없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으나 두산은 올 시즌 학교폭력 재판에 연루된 이영하를 전격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렇다면 이영하의 빈자리를 메울 유력 후보는 누구일까. 2022시즌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을 때 5선발 경쟁의 선두주자는 최승용이다. 최승용은 취미로 야구를 시작해 2021 두산 2차 2라운드 20순위를 받은 좌완 기대주로, 2년차인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8경기 3승 7패 5홀드 평균자책점 5.30의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최승용은 작년 스프링캠프서 ‘국보’ 선동열 감독의 “말이 필요 없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제는 불안한 입지를 청산하고 선발로 인정받고 싶은 투수도 있다. 박신지와 박정수가 그들이다. 2018 두산 2차 1라운드 유망주인 박신지는 상무 전역 후 올해 대체선발로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9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8.16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제구 난조에 번번이 날개를 펴지 못했다. 이용찬의 FA 보상선수 박정수 또한 올해는 보상선수 성공 신화를 쓰겠다는 각오다. 그는 “불펜보다 선발이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바람을 통해 선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밖에 두산 팬들에게 한때 대체선발 박종기로 이름을 날렸던 박소준이 5선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박소준은 종기에서 소준으로 개명한 뒤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2022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또한 2021년 포스트시즌서 두산의 신데렐라로 활약했던 김민규가 내년 6월 상무에서 전역하며, 2021 2차 1라운드 김동주와 2022 1차 지명 이병헌도 잠재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과연 이영하가 과거사 문제를 털고 복귀할 때까지 어떤 투수가 이승엽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