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분다. 내년에 2000년대생 김지찬(2루수)과 이재현(유격수)이 키스톤 콤비를 이룰 예정이고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분위기다.
물론 세대교체의 무풍지대는 있다. 오재일이 지키는 1루다.
오재일은 2020년 12월 4년 최대 총액 50억 원의 조건에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타자 친화형 구장을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면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삼성은 오재일을 영입하며 중심 타선 강화 효과를 기대했다.
그는 외부 FA 영입 성공 사례로 우뚝 섰다.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12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5리(418타수 119안타) 25홈런 97타점 64득점으로 삼성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큰 공을 세웠다.
올 시즌 135경기에 나서 타율 2할6푼8리(470타수 126안타) 21홈런 94타점 57득점을 올렸다.
오재일은 1군 통산 193홈런을 터뜨렸고 2015년부터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강타자. 그의 가치는 공격력에 집중되지만 1루 수비도 가히 뛰어나다. 수비 능력만 놓고 본다면 리그 최고 수준이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오재일은 타격은 물론 내야진이 안정감을 주는 수비를 보여준다. 1루수의 포구 능력이 부족하면 내야수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오재일은 웬만한 걸 다 잡아낸다"고 평가했다.
다린 러프 이적 후 전문 1루수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은 오재일 수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능력을 인정받은 오재일은 도쿄 올림픽에서 프로 데뷔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2023 WBC 대표팀 관심 명단 50명에 포함됐다. 삼성 선수 가운데 오재일과 원태인이 유이하다.
오재일은 8월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 때 주장 중책을 맡는 등 선수단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영입 당시 '50억 원 거액 베팅'이라는 표현이 나왔으나 2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남기며 '혜자 계약'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오재일. 내년에도 베테랑 타자의 가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