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프 시즌에 다년 계약이 트렌드다. FA도, 비FA도 팀에 필수전력이라면 구단들은 4년 이상의 다년 계약으로 잡으려 하고 있다.
한화는 FA 채은성과 6년 최대 90억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FA 양의지와 4+2년 152억원에 계약했다. NC는 FA 박민우와 5+3년 최대 140억원으로 역대 최장기 계약을 했다.
비FA 다년 계약으로는 NC는 17일 에이스 구창모와 2024년 종료 후 FA 여부에 따라 6년 125억원 또는 7년 132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앞서 롯데는 투수 박세웅을 5년 최대 90억원 계약으로 FA가 되기 전에 미리 잡았다.
지난 겨울에는 SSG가 투수 박종훈과 5년 최대 65억원, 투수 문승원과 5년 최대 55억원, 외야수 한유섬과는 5년 최대 60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했다. 삼성은 외야수 구자욱과 5년 최대 120억원의 비FA 다년 계약으로 일찌감치 붙잡았다.
이제 관심은 LG 오지환(32)으로 향한다. 차명석 LG 단장은 오지환이 FA 자격을 재취득하기에 앞서 다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오지환측과 대략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은 상태다.
2019시즌을 마치고 LG는 오지환과 FA 계약을 했다. 당시 오지환 에이전트는 LG에 6년 계약을 제안했다가 거절 당했다. ‘6년 100억’ 루머까지 있었다. 당시만 해도 LG 구단은 4년 이상의 다년 계약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오지환측의 협상 전략 실패로 여론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자, 오지환이 직접 구단에 백지 위임을 했고, LG는 오지환과 4년 40억원에 계약했다.
2019시즌 후 FA 시장은 여러 요인으로 위축됐다. 당시 거물급 FA가 드물었고, 구단들은 FA 시장에 적극적이지 않아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질 정도였다. 오지환, 안치홍, 김선빈, 전준우 정도가 A급이었다.
오지환은 2023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다. 최근 FA 시장은 2019년과는 다르다. 30세 초중반 나이에도 핵심 전력은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LG는 내년 시즌에 정상적으로 출장하면 2번째 FA 자격을 획득하는 오지환과 비FA 다년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유격수 오지환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올해 142경기에서 타율 2할6푼9리 25홈런 87타점 75득점 20도루 OPS .827을 기록했다. 장타력이 늘어나면서 커리어하이 기록이다.
데뷔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이종범, 강정호, 김하성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 유격수 기록이다.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오지환이 다년 계약을 한다면 LG 프랜차이즈 스타로 은퇴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하게 될 것이다. 첫 FA 계약에서 4년 40억원에 합의했던 오지환은 두 번째 FA 대신 다년 계약을 한다면 최소 두 배는 넘는 계약액은 가능할 전망이다. 100억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오지환은 내년이면 만 33세가 된다. 내년이면 만 30세가 되는 세 살 어린 박민우(29)가 어느 정도 비교 잣대가 될 수 있다. 박민우는 만 30~37세 시즌까지 최대 8년 140억원 계약을 했다.
오지환은 6년 또는 5년 정도 다년 계약이 가능할 것이다. 6년 계약이라면 만 38세 시즌까지다. LG와 오지환이 6년 계약에 합의한다면, 100억대 계약 규모는 유력할 전망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