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0)이 호주에서 활약하며 내년 시즌을 향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장재영은 지난 18일(한국시간)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열린 호주리그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경기에서 질롱 코리아 선발투수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2피홈런) 10탈삼진 2실점 승리를 따냈다. 호주리그 첫 승리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시속 150km를 가볍게 넘는 강속구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KBO리그 역대 신인 계약금 2위, 구단 역대 1위(9억원)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지난 2시즌 동안 33경기(31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키움은 장재영의 부진이 실전경험의 부족에서 나온다고 판단하고 질롱에 합류시켜 호주리그에서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장재영은 호주리그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6경기(30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중이다. 37탈삼진을 잡아내며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과시하면서도 볼넷은 9개밖에 내주지 않아 고질적인 문제였던 제구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만약 장재영이 KBO리그에서도 호주에서 보여준 제구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키움은 안우진에 이어서 또 한 명의 국내 에이스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호주에서 장재영이 살아난데는 투타겸업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호주리그에서 투타겸업을 실험하고 있는 장재영은 대타로만 타격에 나서면서 6타수 무안타 3볼넷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투타겸업을 하면서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한 덕분에 마운드에서의 부담감도 많이 덜어낸 모습이다. 키움 설종진 퓨처스 감독은 “타격을 하는 것이 투구를 할 때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타격을 할 때 장재영 표정을 보면 정말 밝다”라고 말했다.
다만 장재영의 활약이 한국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호주리그는 KBO리그처럼 프로리그가 아니라 세미프로리그이기 때문에 심판 판정의 정확도도 KBO리그와 비교하면 다소 떨어진다. 홍원기 감독은 호주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넓은 편이기 때문에 장재영이 제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한국에서 다시 경기에 나서봐야 알 수 있다라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호주와 한국 리그의 수준은 분명 다르기 때문에 지금 장재영의 활약이 온전히 KBO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장재영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호주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장재영이 내년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