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물처럼 쓰고도 부족한가 보다. 부자의 욕심에는 끝이 없다.
뉴욕 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66)은 ‘헤지펀드의 왕’이라는 별명이 말하듯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금융인 중 한 명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코헨의 개인 자산은 175억 달러(약 22조원). 메이저리그 구단주 중에서도 가장 돈이 많은 ‘부자 중의 부자’다.
지난 2020년 10월 메츠 구단을 24억 달러에 인수한 뒤 아낌없이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2020년 6위였던 메츠의 팀 연봉은 2021년 3위, 2022년 2위로 올라섰다. 올해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01승을 거두면서 투자 성과도 봤다. 내년에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총 연봉 3억 달러를 넘기는 팀이 된다.
올 겨울 메츠는 내부 FA 에드윈 디아즈(5년 1억200만 달러), 브랜든 니모(8년 1억6200만 달러)를 잡은 뒤 외부 FA로 저스틴 벌랜더(2년 8666만 달러), 센가 고다이(5년 7500만 달러), 호세 퀸타나(2년 2600만 달러), 오마 나바에즈(2년 1500만 달러), 데이비드 로버트슨(1년 1000만 달러)을 영입했다. 7명의 FA 선수에게 쓴 계약 총액만 4억7666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244억원에 달한다.
FA 큰손으로 시장을 뜨겁게 달궜지만 구단주 코헨은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뉴욕포스트’는 ‘카를로스 코레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가면서 코헨은 실망했다. 이번 FA 선수들에게 거의 5억 달러를 썼지만 더 많이 쓰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 같다’며 대형 FA 유격수 코레아를 잡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코레아는 13년 3억50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했다.
메츠에는 프란시스코 린도어라는 특급 유격수가 있다. 지난해 4월 코헨이 10년 3억4100만 달러로 장기 연장 계약을 안겨준 선수다. 그런데 코헨은 코레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전화를 걸어 3억 달러를 제시하며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샌프란시스코와 거의 합의를 이룬 뒤였다.
코헨은 “코레아가 우리 팀에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훌륭한 리더이고, 좋은 사람이다. 3루수로도 뛸 수 있는 훌륭한 수비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 발 늦었다”고 아쉬워하면서 “우리는 확실히 노력하고 있다. 항상 또 다른 FA가 있을 것이다”며 추가적인 전력 보강 가능성을 암시했다.
코헨은 “돈 쓰는 것을 누구도 좋아하지 않지만 팀이 강해지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다. 메츠 팬들과 약속한 것이 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우리는 좋은 팀이지만 지난 시즌보다 별로 나아진 게 없다. 좋은 팀을 원하면 그만큼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고 강조했다.
엄청난 돈을 썼지만 냉정하게 메츠 전력은 물음표가 많다. 만 39세 사이영상 투수 벌랜더를 영입했지만 그 전에 제이콥 디그롬(텍사스)이 빠져나갔다. 마무리 디아즈와 중견수 니모는 원래 있던 선수다. 일본에서 온 센가도 빅리그에선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게임 체인저와 거리가 멀다.
여기서 더 돈을 쓰면 엄청난 사치세를 물어야 한다. 현재까지 메츠의 내년 팀 연봉은 약 3억5000만 달러이고, 사치세만 7000만 달러가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헨은 “난 계속 돈을 벌고 있다.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다른 직업도 있다.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며 돈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코헨의 자산은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주들보다 10배에서 20배 많다. 코헨에게 돈 걱정은 사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