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의 영향으로 억대 연봉자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KBO리그에서도 억대 연봉자는 지난 2월 기준으로 전체 소속 선수 527명 중 158명으로 전체 30% 비중을 차지했다. 평균 연봉 1억5259만원은 역대 최고액 기록.
하지만 이는 대형 FA 및 비FA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끌어올린 수치로 여전히 대부분은 1억원 미만 저연봉 선수들이다. 1억원의 가치가 예전 같지 않아도 여전히 상징적인 숫자이고, 성공한 선수의 지표이기도 하다. 첫 억대 연봉을 받을 ‘가성비 대박’ 선수들에겐 감격의 겨울이다.
투수 쪽에선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KIA 좌완 이의리의 첫 억대 연봉이 확실시된다. 첫 해 최저 연봉 3000만원에서 200% 인상률을 기록하며 올해 9000만원을 받은 이의리는 29경기(154이닝)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6 탈삼진 161개로 활약하며 2년차 징크스를 잠재웠다. 3년차 연봉도 대폭 인상이 예상된다.
이의리와 함께 첫 규정 이닝을 돌파한 선발투수 곽빈(두산)과 오원석(SSG)도 억대 연봉을 찜해 놓았다. 두 투수 모두 올해 연봉이 6500만원으로 같았다. 곽빈은 27경기(147⅔이닝) 8승9패 평균자책점 3.78, 오원석은 31경기(144이닝) 6승8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롯데 이인복도 규정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주축 선발로 26경기(126⅔이닝) 9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4.19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올해 연봉은 8500만원. 내년 만 32세에 첫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오를 듯하다. 같은 팀 투수 나균안도 전천후 투수로 39경기(117⅔이닝) 3승8패2홀드 평균자책점 3.98로 활약, 5800만원에서 단숨에 1억원 고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승률 1위(.846)를 차지한 KT 엄상백(8000만원), 한화 팀 역대 최다 23홀드를 기록한 투수 김범수(9680만원), LG 선발진의 영건 이민호(9800만원), 김윤식(7000만원), KIA 좌완 필승맨으로 거듭난 이준영(6700만원), NC 셋업맨 김영규(9500만원)도 첫 억대 연봉도 유력하다. 신인왕을 받은 두산 불펜투수 정철원(3000만원)의 인상폭도 궁금증을 낳는다.
타자 쪽에서는 LG 주전 3루수로 자리잡은 문보경의 억대 연봉이 유력하다. LG 타자로는 역대 최연소(22세) 규정타석 3할 타자가 된 문보경은 올해 126경기 타율 3할1푼5리 128안타 9홈런 56타점 OPS .833으로 활약했다. 연봉 6800만원 선수가 리그 전체 타율 7위에 오르며 LG의 팀 최다 87승에 기여했으니 가성비 최고였다.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힘을 보탠 3루수 송성문의 억대 연봉이 기대된다. 올해 연봉 7500만원이었던 송성문은 142경기 타율 2할4푼7리 135안타 13홈런 79타점 OPS .673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가을야구에서 활약했다.
KIA 외야수 이창진도 111경기 타율 3할1리 104안타 7홈런 48타점 OPS .767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장식했다. 규정타석에 42타석 미달됐지만 올해 연봉 7000만원으로는 가성비 좋은 성적을 냈고, 첫 억대 연봉 진입이 기대된다. 첫 풀타임 시즌으로 14홈런 91타점을 기록한 KIA 1루수 황대인(6500만원), 2년차에 NC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으며 10홈런을 기록한 김주원(6000만원)도 억대 진입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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