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부상 위험을 안고 155km 파이어볼러를 영입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승부를 건다.
한화는 18일 새 외국인 투수로 우완 버치 스미스(32)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로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를 가득 채웠다.
미국 국적의 스미스는 193cm, 102kg 큰 체격에서 최고 155km 강속구를 뿌리는 파워피처. 큰 키에 최대한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오는 익스텐션이 길어 볼끝이 좋고, 너클 커브나 체인지업도 수준급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통산 102경기(13선발)를 던졌고, 올해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아시아 야구도 경험했다.
전체적인 커리어는 우수한 투수이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바로 잦은 부상이다.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인 지난 2015년 4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2016년까지 2년간 재활하며 통째로 결장했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이었던 2020년 코로나 단축 시즌에는 7월 개막 후 8월에 오른 팔뚝 부상으로 6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다.
지난해 4월 초반에도 오른쪽 사타구니를 다쳐 한 달간 이탈한 스미스의 부상 악몽은 올해 일본에서도 계속됐다.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4월 개막 초반 2경기만 던지고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6월 중순 2군에서 실전 복귀하기까지 한 달 반 공백기를 가졌다. 7월초 1군 복귀 후 2경기 만에 손가락에 위화감을 느끼며 이탈했고, 코로나 확진까지 겹치쳐 3주간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부상에 어느 팀보다 민감하다. 올해 팀을 거쳐간 4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부상을 당하면서 팀이 무너지는 것을 목도했다. 타구에 맞아 코뼈가 부러진 펠릭스 페냐를 제외하고 닉 킹험, 라이언 카펜터, 예프리 라미레즈는 투구 관련 부상이었다.
특히 SK(현 SSG) 시절 팔꿈치 수술로 2경기 만에 끝난 킹험이 한화에서 첫 해는 좋았지만 올해 3경기 만에 상완근 부상으로 또 시즌 아웃됐다. 킹험의 악몽이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미스 영입은 상당히 큰 모험이다. 협상 후 메디컬 테스트를 완료했지만 부상 이력이 워낙 많아 걱정도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는 확실한 1선발, 에이스급 투수를 찾았다. 부상 위험이 있지만 스미스만한 구위형 투수를 찾기 쉽지 않고, 어정쩡한 선수보다 고점이 높은 유형이 한화에 필요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스미스는 파이어볼러 유형의 선발 자원으로 1선발 역할을 맡길 수 있는 투수다.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1선발급 투수가 필요해 스미스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부상 위험이 있지만 FA·트레이드 시장에서 이태양, 한승혁 등 선발이 가능한 투수들을 영입해 혹시 모를 비상 사태를 버틸 수 있는 자원을 확보했다. 안전한 선택만으로 탈꼴찌가 쉽지 않은 팀 전력상 한화는 과감한 승부가 필요하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