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오프시즌 행보는 예상을 완전히 깨고 있다. 김하성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2명의 유격수 자원을 두고 FA 시장 영입 1순위로 같은 포지션을 찾았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에게 퇴짜를 맞았지만 잰더 보가츠를 11년 2억8000만 달러에 깜짝 영입했다. 샌디에이고가 보가츠를 영입한 것도 예상 밖인데 가격도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라이벌 팀들도 샌디에이고의 방향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 임원은 “양질의 대안이 있는 자리에 보가츠를 영입하는 것보다 호세 아브레우와 계약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전 1루수가 마땅치 않은 샌디에이고는 FA 시장에서 통산 243홈런의 거포 아브레우에게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아브레우는 샌디에이고가 아니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3년 58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후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보가츠를 잡았다.
보가츠는 10시즌 통산 타율 2할9푼2리 156홈런 OPS .814로 타격에 강점이 있는 유격수. 실버슬러거를 5번 받았지만 골드글러브 수상이 전무한 것에서 나타나듯 수비가 약한 편이다. 디애슬레틱도 ‘보가츠가 아브레우와 비슷한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지만 김하성이 2루로 이동하면서 전체적인 팀의 수비는 약해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보가츠가 유격수로 들어오면서 샌디에이고는 올해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유격수 김하성이 2루로 이동한다. 기존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수비가 좋은 선수이지만 보가츠 영입 유탄을 맞고 1루로 옮긴다. 디애슬레틱은 ‘2루에서 1루로의 이동은 크로넨워스의 전반적인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꼬집었다.
샌디에이고가 보가츠를 영입한 것은 장기적인 대비도 있다.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가 내년 시즌 후 옵트 아웃으로 FA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용으로 강타자가 필요했다. 나아가 2년 뒤에는 외야수 후안 소토도 FA로 풀리는 상황에서 보가츠를 미리 잡아두며 타선의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디애슬레틱도 이 점을 언급했지만 ‘샌디에이고는 투수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선발 다르빗슈 유, 블레이크 스넬, 마무리 조쉬 헤이더가 내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며 ‘파드리스는 또 다른 선발투수와 함께 타자도 찾고 있다. 저스틴 터너도 가능성 중 하나’라고 내야수 추가 영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지난 2014년부터 9년간 LA 다저스 주전 3루수로 클럽하우스 리더이기도 했던 터너는 올해 에이징 커브 조짐을 보였다. 다저스가 내년 연봉 1600만 달러 팀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서 FA로 풀렸다. 마이애미 말린스가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샌디에이고행 가능성도 거론됐다. 만약 샌디에이고에 터너가 오면 마차도를 백업하는 3루수이자 지명타자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영입 여부를 떠나 이미 포화 상태인 내야에 또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도 평범함을 거부하는 샌디에이고 행보를 잘 보여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