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롯데)에 이어 구창모(NC)까지. FA 선발투수 매물이 점점 사라진다. 비FA 다년 계약이 유행하면서 당분간 FA 시장에서 특급 선발투수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NC는 지난 17일 좌완 투수 구창모와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시즌 후 구창모의 FA 취득 여부에 따라 2023~2028년 6년 125억원 또는 2023~2029년 6+1년 최대 132억원의 규모다. 군입대시 해당 기간 만큼 계약 기간도 연장된다.
구창모는 FA 취득까지 최소 2년이 더 남은 상태다.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참가해 최소 35점의 포인트를 얻어야 FA 등록일수상 2024년 시즌 후 FA 취득이 가능하다.
아직 병역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만 25세 선수에게 대단히 이례적인 다년 계약이다. 하지만 NC는 빠르면 2년 뒤 FA가 될 수 있는 구창모를 일찌감치 잡아뒀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갖는 구창모의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했지만, 향후 선발투수 자원이 갈수록 부족한 FA 시장 상황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구창모에 앞서 박세웅이 지난 10월 롯데와 5년 90억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박세웅도 군미필이지만 FA 취득까지 1시즌 남은 상황에서 롯데가 서둘러 지켰다.
1년 전 이맘때는 SSG가 선발투수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과 비FA 다년 계약의 스타트를 끊었다. 구창모까지 최근 2년간 6명의 비FA 다년 계약 선수 중 4명이 선발 자원이다. FA 시장에 나와야 할 선수들이 후한 조건에 남으면서 검증된 선발 영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당장 올 겨울에도 확실한 선발 FA가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스윙맨’ 이태양(한화)과 구원 원종현(키움)의 4년 25억원이 투수 중 최고액 계약. 내년 시즌 후 자격 취득이 예상되는 FA 투수는 임찬규, 함덕주(이상 LG), 김재윤, 주권(이상 KT), 심창민(NC), 오승환(삼성), 김강률(두산), 장민재(한화) 등이다. 주목할 만한 불펜 자원은 있지만 특급 선발 매물은 없다.
특급 선발 FA를 영입하고 싶다면 앞으로 최소 2년은 기다려야 한다. 2024년 시즌 후 고영표, 엄상백(이상 KT), 최원태(키움), 임기영(KIA) 등 검증된 선발들이 FA가 된다. 이 선수들도 잠재적인 비FA 다년 계약 후보들이지만 현재 시장 상황상 FA를 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2년간 성적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FA 선발들의 가치가 치솟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