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억’ 먹튀 홈런왕, 마지막 3년 0홈런→은퇴…그런데 51세까지 551억 ‘수령’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2.18 08: 35

지난해 은퇴한 ‘먹튀’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36)의 공식 계약 기간이 올해로 끝난다. 그런데 내년부터 지급 유예된 연봉을 받는다. 무려 향후 15년간 4200만 달러(약 551억원)다. 두둑한 ‘연금’인 셈이다.
데이비스는 2008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첫 해 80경기에서 17홈런을 터뜨리며  거포 잠재력을 뽐냈다. 이듬해 113경기에서 21홈런을 기록했는데 낮은 타율이 단점이었다. 2010년에는 45경기에서 1홈런, 공갈포 양상을 보이며 1할대 타율에 그쳤다. 2011년 도중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됐다.
볼티모어는 데이비스에게 기회를 줬다. 2012시즌 139경기에 출장해 33홈런 85타점, 타율 2할7푼을 기록했다. 2013시즌에는 53홈런과 138타점으로 리그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했고, 2015시즌 47홈런 117타점으로 리그 홈런왕과 타점 3위에 올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볼티모어는 3시즌 동안 126홈런을 때린 데이비스와 2016시즌을 앞두고 7년 1억 6100만 달러(약 2112억원)의 FA 계약을 했다. 매년 연봉 23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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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박 계약을 체결한 이후 내리막길이었다. 2016시즌에 38홈런 84타점을 기록했으나 타율은 2할2푼1리였다. 2017시즌에 26홈런 61홈런 타율 2할1푼5리로 더욱 떨어졌다. 점점 공갈포가 됐다.
2018시즌 타율 1할6푼8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최하위였다. 128경기에서 16홈런 49타점에 그쳤다.
2019시즌에는 메이저리그 역대 불명예 기록도 남겼다. 62타석 54타수 연속 무안타로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105경기에서 타율 1할7푼9리 12홈런 36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코로나19로 인해 단축 시즌으로 치뤄진 2020시즌에는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겨우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1푼5리 0홈런으로 부진했다.
2021시즌에는 시범경기에서 단 2타석에 들어선 뒤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5월 엉덩이 고관절 수술을 받고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시즌 아웃이 됐다. 2022시즌까지 계약이 돼 있었으나, 결국 데이비스는 2021년 8월 은퇴를 선언했다.
최악의 먹튀 사례로 충분했고, 볼티모어에 점점 악성 계약이 됐다. 계약 마지막 3년 동안은 홈런 1개도 치지 못했지만, 연봉 2300만 달러 계약은 그대로 보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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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볼티모어는 데이비스와 7년 1억 6100만 달러 계약을 할 때, 연봉의 일부를 디퍼(지급 유예) 하기로 계약했다. 지급 유예된 금액은 계약이 끝난 2023년부터 2037년까지 데이비스에게 돈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데이비스는 2023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350만 달러, 2033년부터 2037년까지 매년 140만 달러를 받는다. 4200만 달러다.
데이비스는 계약 기간 후반에는 ‘먹튀’였지만, 볼티모어 지역 사회에 기부 활동을 많이 해 ‘먹튀’ 비난을 상쇄하는 우호적인 이미지도 있다. 은퇴 발표 때 데이비스는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해 온 메릴랜드 대학 아동병원과는 은퇴 이후에도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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