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달러 시대를 연 ‘리더’ 매니 마차도와 벌써 이별을 준비하는 것일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김하성이라는 주전 유격수가 있음에도 유격수 자원에 거액을 쏟은 샌디에이고의 이유는 무엇일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이번 겨울에도 파격 행보를 보였다. 프리에이전트(FA) 유격수 잰더 보가츠와 11년 2억8000만 달러(약 367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샌디에이고는 주전급 유격수 자원이 이미 2명이나 있다. 금지약물 적발로 징계를 받고 있지만 타티스 주니어라는 슈퍼스타급 선수가 있고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을 한 시즌 동안 채운 김하성이 버티고 있다.
더구나 샌디에이고에는 이미 대형 계약 선수들까지 즐비하다. 2019년 매니 마차도(10년 3억 달러), 2021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 2022년 조 머스그로브(5년 1억 달러)와 맺은 계약이 이미 진행 중이고 계약 기간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2017년 윌 마이어스와 6년 8300만 달러의 계약은 곧 만료되지만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 되고 최근 방출된 에릭 호스머와 2018년 맺은 8년 1억4400만 달러의 계약의 잔여 금액 대부분도 샌디에이고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매드맨’ A.J. 프렐러 야구 운영 부분 사장 겸 단장의 보가츠 영입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은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프렐러 사장의 선택을 마차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이먼은 “프렐러 사장은 유격수 선호한다고 말하면서 보가츠를 데려왔다. 그들은 이미 타티스 주니어와 김하성이 있다”라면서 “아마 그들의 슈퍼스타 매니 마차도가 2023년 시즌이 끝나고 옵트아웃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차도는 2019년 계약 당시 계약 5년차인 2023년 시즌이 끝나고 옵트아웃을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을 포함시켰다. 리더 기질을 과시하며 MVP급 성적을 올리는 등 기량이 절정에 달해 있는 마차도다. 무엇보다 자신과 동갑인 애런 저지가 이번 FA 시장에서 9년 3억6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것을 보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을 터. 대형 계약의 추세에 마차도는 다시 한 번 잭팟을 노려볼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최근의 트렌드를 경계하며 마차도의 이탈을 대비해 보가츠를 영입, 내야진을 재편하려는 샌디에이고의 선제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보가츠가 유격수를 맡고 타티스 주니어는 외야로 전향할 가능성이 높다. 김하성은 현 시점에서는 2루수 혹은 내야 유틸리티로 다시 밀려날 수 있다. 하지만 마차도가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팀을 떠난다면 김하성이 3루수로 주전을 꿰찰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