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생, 만 70세 고령에도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0)의 시대는 저물지 않는다. 올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도 보라스의 고객들이 연일 대형 계약을 터뜨리는 중이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이번 오프시즌 보라스코퍼레이션 소속 선수 10명의 FA 계약 총액은 12억15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1조5763억원에 달한다. 보라스 역대 FA 최고액 기록. 에이전트 수수료가 5%인 것을 감안하면 보라스의 올 겨울 개인 수입만 해도 6008만 달러(약 788억원)에 이른다.
유격수로는 역대 최고액 계약을 따낸 카를로스 코레아(샌프란시스코·13년 3억5000만 달러)를 필두로 유격수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11년 2억8000만 달러), 투수 카를로스 로돈(뉴욕 양키스·6년 1억6200만 달러), 외야수 브랜든 니모(뉴욕 메츠·8년 1억6200만 달러)가 초대박을 쳤다.
이어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5년 9000만 달러)를 비롯해 투수 타이후안 워커(필라델피아·4년 7200만 달러), 1루수 조시 벨(클리블랜드·2년 3300만 달러), 투수 션 머나야(샌프란시스코·2년 2500만 달러), 외야수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1년 1750만 달러), 투수 맷 보이드(디트로이트·1년 1000만 달러)도 보라스의 고객들로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았다.
로돈이 양키스와 계약을 합의한 16일, 보라스는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요시다의 입단식에 참석했다. 보스턴 간판 유격수였던 보가츠의 샌디에이고로 이적을 이끈 보라스이기 때문에 요시다만큼 보가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자리에서 보라스는 보가츠와의 4년 전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보가츠는 지난 2019년 4월 보스턴과 6년 1억62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시즌 후 FA로 더 큰 계약을 노릴 수 있었지만 보라스 고객답지 않게 잔류를 결정했다. 보스턴 지역 매체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당시 보가츠는 보라스에게 “난 아직 최고의 선수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가 될 때까지 FA를 하고 싶지 않다”며 일찌감치 보스턴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보라스는 “딱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연장 계약을 하겠지만 옵트 아웃을 넣고 싶다. 난 너의 가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2022년 시즌을 마치면 FA가 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넣어 계약했다. 덕분에 올 겨울 보가츠는 옵트 아웃으로 FA 시장에 나왔고, 샌디에이고와 11년 2억8000만 달러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대형 계약을 따냈다.
FA를 하기 싫다는 선수를 4년 뒤 FA 대박으로 만들어준 보라스의 올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형 선수들의 거취를 해 넘기지 않고 결정한 가운데 준척급 선수들이 더 남아있다.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 외야수 주릭슨 프로파, 마이클 콘포토, 조이 갈로, 내야수 엘비스 앤드루스, 호세 이글레시아스 등이 보라스 소속 FA 선수들로 미계약 상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