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투수까지 잔류시켰다. ‘역대급’으로 내부 FA 선수들과 마주해야 했던 NC의 FA 시장은 이대로 끝나는 듯한 분위기다.
NC는 16일 투수 이재학(32)과 계약기간 2+1년, 최대 9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세부 내용은 보장 2년 5억5000만 원, 3년차 계약 실행을 포함한 총 옵션 3억5000만 원이다.
이재학은 2011년 열린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서 NC로 이적했다. NC의 창단 멤버는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팀의 창단 첫 승, 첫 완투, 첫 완봉, 첫 신인왕, 첫 국내 선발 10승 등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3~2016시즌에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올해까지 NC 소속으로 통산 76승을 거뒀다. 구단 최다승 투수다.
무엇보다 이제는 구단의 역사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창단 멤버로 남게 됐다. NC 임선남 단장은 “우리 구단의 첫 승, 첫 완투, 첫 신인상 등 중요한 순간을 함께한 이재학 선수와 계속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어 기쁘다. 팀의 선배로서 그라운드 위에서는 물론 야구 외적으로도 NC가 강해지는데 많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재학도 “창단 때부터 함께한 NC 다이노스에서 계속해서 뛸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과거 좋았던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계약 소감을 전했다.
이재학의 계약을 마지막으로 7명에 달했던 내부 FA들과의 계약도 종료되는 분위기다. 포수 양의지, 내야수 노진혁, 박민우, 투수 원종현, 이재학, 외야수 이명기, 권희동 등 총 7명이 내부 FA 선수들이 시장에 나왔다.
NC의 이번 FA 시장을 성공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 팀 전력의 중심이었고 통합 우승의 주역이었던, 협상 1순위 선수였던 최대어 포수 양의지 잔류에 실패했다. 친정이었던 두산과 4+2년 총액 152억 원에 계약을 맺고 리턴했다. 첫 단추부터 삐걱거렸다.
내야수 노진혁도 인근 지역 라이벌 구단인 롯데와 4년 50억 원에 계약을 맺고 떠났다. 불펜진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투수 원종현도 4년 25억 원에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이탈한 선수들의 몸값 총합은 227억 원.
그러나 유출만 있지 않았다. 또 다른 창단 멤버인 내야수 박민우와 5+3년 최대 140억 원에 도장을 찍고 잔류시켰다. 그리고 이재학과 계약까지 마쳤다. 뜻대로 풀리지 않은 FA 시장이었지만 그래도 유출을 최소화 했다.
아직 외야수 이명기와 권희동이 남아있다. 하지만 NC 잔류의 문은 닫힌 것과 다름이 없다. NC는 사실상 이명기와 권희동과 계약 의사가 없다.
‘2군 타격왕’ 출신 한석현을 퓨처스 FA로 영입했고 오장한, 천재환, 상무에서 전역한 김성욱 등 젊은 자원들이 준비되어 있다. 닉 마티니를 대체할 제이슨 마틴도 중견수 자원이다. 박건우, 손아섭 등 베테랑 주축 선수들이 건재한 상황. 두 선수에게 기회를 줄 여력이 없다.
이명기는 C등급으로 보상선수가 없기에 이적에 제약은 없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싸늘한 편. 권희동은 이적에 장애물이 있다. FA B등급으로 타 구단 영입시 25인 보상선수 외 1명의 보상선수를 내줘야 한다. 보상선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인 앤 트레이드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계약이 쉽게 성사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NC의 FA 시장 성적표는 당장 합격점을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험난했던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NC의 역대급 FA 시장도 마무리 되는 분위기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