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박찬호(27)가 최고 유격수를 꿈꾸고 있다.
2022시즌은 의미가 컸다. 130경기에 출전해 데뷔 이후 가장 많은 566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2할7푼2리 134안타 4홈런 45타점 81득점 42도루 장타율 3할4푼1리 출루율 3할4푼4리, OPS 0.685를 기록했다. 타점을 제외하면 전 부문에서 생애 최고를 찍었다. 두 번째 도루왕까지 올랐다.
340타수를 기록하며 타율 2할8푼5리를 기록하는 등 리드오프 능력까지 과시했다. 볼품 없었던 타격이 아니다. 어이없는 헛스윙도 없어졌다. 타석에서 상대 배터리와 집요한 승부를 펼친다. 컨택 능력과 힘을 실어주는 타격까지 좋아졌다. 확실히 선구단을 개선했다. 볼넷(57개)도 가장 많이 골라냈고 삼진(67개)은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찬호는 주전 유격수로 세 시즌을 소화했다. 수비력은 리그에서 알아준다. 이제는 멋을 내던 수비를 하다 어이없은 실책을 하는 일도 줄었다. 호수비도 자주 펼치면서도 훨씬 안정감을 주는 포구와 송구까지 선보인다. 이제는 타격이 되는 유격수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야수 가운데 당당히 고과 1위에 올랐다. 최고의 타격 성적을 올린 나성범보다 앞선 것이다.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도 발전이 보인다. 2020시즌 유격수 후보에 올랐으나 단 1표도 받지 못했다. 2021시즌은 7명의 후보에 들었고 딱 2표를 받았다. 2022시즌은 6명의 후보 가운데 12표를 받아 3위에 진입했다. 골든글러브를 받은 LG 오지환(246표)에 비하며 한참 모자라지만 순위권에 들어간 것도 수확이다.
오지환은 2009년 입단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황금장갑에 입맞춤했다. 오지환은 142경기 타율 2할6푼9리 133안타 25홈런 87타점 75득점 20도루를 기록했다. 부던히 노력한 끝에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로 인정받았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박찬호도 이제는 도전해봄직하다.
단, 박찬호가 골든글러브를 받기 위해서는 3할 타율이 필요하다. 오지환처럼 장타력 증강은 어려워 타율로 상쇄해야 한다. 2021시즌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키움 김혜성이 좋은 모델이다. 타율 3할4리 66타점 99득점 46도루를 기록하며 황금장갑을 받았다. 박찬호는 내년이면 만 28살이 된다. 최고의 유격수가 차지하는 골든글러브, 절대 꿈은 아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