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자극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2022시즌 성과가 있었다. 전년도 9위로 떨어졌던 성적인 5위까지 올라갔다. 5할 승률에 실패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진출해 가을야구를 맛봤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양현종이 미국에서 복귀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특히 눈에 띄게 개선된 지표는 타격이었다. 팀 타율(.272), 팀 득점(720점), 팀 장타율(.398), 팀 출루율(.249) 1위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나성범의 존재가 자리하고 있다. 나성범은 타율 3할2푼, 21홈런, 97타점, 92득점, OPS 0.910을 기록했다. 득점권에서도 타율 3할1푼6리로 제몫을 했다.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성적이었다.
외형적인 성적 뿐만이 아니다. FA 선수로 입단해 후배들에게 끼친 선한 영향력도 무시 못한다. 나성범이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자 동료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훈련량과 훈련강도, 그리고 열정적인 태도 등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치 훈련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올해 91타점 커리어 하이기록을 찍은 황대인은 시즌을 마치고 나성범의 존재감을 느끼게 만든 말을 했다. "2월 캠프를 하면서 선수들이 전부 다 느꼈다. 성범형 운동하는 것을 보면서 '(FA 선수인데도 안주하지 않고) 이렇게 치열하게 운동을 하는 거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엄청난 자극을 주셨다. 그래서 다들 훈련을 더 열심히했다"고 밝혔다.
KIA 타자 가운데 예년에 비해 부쩍 좋아진 선수들이 몇몇 있다. 황대인은 입단 8년 만에 1루 주전을 꿰차며 14홈런과 92타점을 올렸다. 류지혁은 3루수 주전으로 데뷔 처음으로 규정타석에 도달했다. 지난 2년 동안 허벅지 부상에 시달렸으나 올해는 한 번도 부상으로 빠지지 않고 190일 풀타임을 소화했다. 2할7푼4리, 48타점, 55득점의 성적표를 받았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도 풀타임 서비스를 하며 2할7푼2리, 45타점, 81득점, 42도루로 커리어 하이기록을 내놓았다. 골든글러브 후보 3명에 뽑히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루었다. 외야수 이창진도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했지만 타율 3할1리, 7홈런, 48타점, 56득점을 올렸다. 4월 중순에 1군에 올라와 19일이 모자랐지만 풀타임이나 마찬가지였다.
풀타임을 달성한 중견급 타자들의 약진은 KIA에게는 큰 수확이다. 전력층이 그만큼 탄탄해진다는 방증이다. 선수들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기에 내년에는 더욱 개선된 타격 지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훈련이든 실전이든 나성범의 선한 영향력이 분명히 작용한 것이다. 그래서 KIA가 나성범을 잘 데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성범과 아이들의 2023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