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야구재벌이 탄생할까?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기정사실화 했다. 2023 시즌을 마치면 일본리그에 진출했던 아버지 이종범의 대를 이어 해외행도 유력해졌다. 아버지 시절은 흔치 않는 해외행이었다. 그때도 후한 대우를 받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정후는 아버지보다 막대한 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를 이어 야구재벌이 나오는 것이다.
이종범은 1997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했다. 1993년 입단해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고, 1994시즌 3할9푼3리, 84도루의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우고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1996년과 1997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승 투수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야구천재는 5년 만에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었다.
이미 선동열 투수를 영입한 주니치는 리드오프 겸 유격수로 이종범을 낙점했다. 당시 해태는 모그룹의 부도여파로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하자 이종범의 일본행을 추진했다. 결국 이적료 4억 5000만 엔을 구단에 안겨주고 주니치 유니폼을 입었다. 이종범은 계약금 5000만 엔, 연봉 8000만 엔에 계약했다. 작은 돈이 아니었다. IMF 사태여서 100엔 당 2000원 가까운 시절이었다.
이종범은 일본에 진출한 첫 해 1998년 아들 정후가 나고야의 한 병원에서 태어났다. 대를 잇는 타격천재의 탄생이었다. 아버지가 KIA에 복귀하자 광주에서 서석초교에 입학해 야구에 입문했다. 무등중 2학년때 아버지가 은퇴하고 KIA를 떠나자 함께 상경해 휘문중으로 전학을 갔고 2017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첫 해부터 천재의 타격을 보여주더니 신인왕을 따냈고 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21시즌부터 2년 연속 타격왕에 올라 넘사벽 타자가 됐다. 내년 연봉은 1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3시즌을 마치면 아버지를 압도하는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KBO리그 타자이다. 강속구 포함 모든 구종을 저격하는 무결점 타격을 펼친다. 185cm의 키에 몸집이 불어나면서 장타력도 세지고 있다. 주루플레이와 수비력도 경쟁력이 있다.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에 입단한 오릭스 요시다 마사타카(29)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후는 김하성보다 웃도는 대우를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김하성은 4년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정후는 한국야구의 수준을 일본야구에 비해 보수적으로 적용하더라도 4년 기준으로 5000만 달러 이상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1000만 달러가 넘는 큰 돈이다.
아버지는 28살에 일본리그에 갔고, 이정후는 26살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 FA 자격을 얻으면 성적에 따라 또 한 번의 잭팟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의 타격은 정점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성장할 수 있다. 장타력이 추가되면 엄청난 대우가 기다린다. 아버지 수입을 능가하는 야구재벌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sunny@so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