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류선규 단장이 지난 12일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용진 구단주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 인물이 비선 실세 역할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류선규 단장의 사퇴 여파로 우승의 여운이 김새는 분위기다.
구단 측에 사퇴 의사를 밝힌 류선규 단장은 "2년 내 재건이 목표였다. 목표했던 일을 이뤘다. 앞으로는 후배들이 잘 이끌어줄 것"이라며 "나도 변화가 필요하고 구단도 바뀌었으니 새롭게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정용진 구단주의 한 측근 A씨가 구단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SSG 구단 행사 때마다 주요 내빈 대접을 받는 등 호사를 누려왔다. 구단주의 측근이기에 구단 행사에 참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구단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A씨와 가까운 구단의 한 인사가 차기 단장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구단 측은 류선규 단장의 사퇴로 각종 논란이 커지자 새 단장 발표 시점을 미뤘다는 후문이다.
평소 팬들과 소통을 잘하기로 유명한 정용진 구단주는 묵묵부답이다.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힘든 하루'라고 짧은 한 마디를 남겼다.
그러자 팬들은 류선규 단장 사퇴를 아쉬워하는 댓글과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A씨의 구단 운영 관여를 질타하는 내용의 댓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용진 구단주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나머지 게시물의 댓글 삭제는 물론 작성도 막아놓은 상태다.
팬들 사이에서 '용진이 형'이라 불릴 만큼 소탈한 모습을 보였던 온데간데없다. 정용진 구단주의 침묵이 계속될수록 측근 A씨의 비선 실세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야구계에서는 정용진 구단주의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반기면서도 과도한 관여를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류선규 단장의 사퇴 파문으로 인해 우려가 현실이 됐다. 김이 새 버릴 대로 새버린 SSG의 우승 여운. 팬들도 등 돌리기 시작했다. 일부 팬들은 트럭 시위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정용진 구단주는 이 위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