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출신 슬러거 김동엽(삼성)이 다시 38번을 단다.
올 시즌을 앞두고 27번을 사용했던 김동엽은 내년부터 38번을 다시 단다. 김동엽은 2016년 KBO리그 데뷔 후 통산 세 차례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때 사용했던 등번호가 38번이다.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변화를 택한 것. 그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20년 개인 통산 세 번째 20홈런을 달성한 김동엽은 지난 2년간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초반 활배근을 다치는 바람에 잠시 쉼표를 찍게 됐다.
1군 무대에 지각 합류했으나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동엽은 4월 타율 1할2푼5리(32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에 그쳤다. 삼성 벤치는 김동엽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김동엽은 5월 30일 1군 무대에 복귀했고 6월 타율 2할7푼5리(40타수 11안타) 4타점 6득점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7월 11일 롯데전에서 시즌 첫 아치를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모처럼 제 몫을 했다.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았다. KBO는 NC와 두산 내 선수 확진자가 발생하자 긴급 이사회를 열어 리그를 전면 중단했다. 도쿄 올림픽 브레이크 중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8월 8경기 타율 5푼9리(17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에 그쳤던 김동엽은 9월 타율 3할4푼(50타수 17안타) 2홈런 10타점 5득점으로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10월 한달간 성적은 타율 2할5푼(32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 삼성은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김동엽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허삼영 전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동엽의 활약을 기대했다. 그는 "김동엽이 지난해 준비를 잘했는데 캠프 시작하자마자 옆구리를 다쳐 초반에 이탈했고 그때부터 밸런스를 되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출발이 삐걱거리면서 시즌 끝까지 어긋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부상만 없다면 30~40홈런 칠 것 같다. 올 시즌 큰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동엽은 30경기에 나서 타율 2할2푼1리 21안타 2홈런 4타점 9득점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김동엽은 수비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팀내 타자 가운데 장타 생산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단점 보완보다 장점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젊은 타자들의 성장세 속에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년 만에 등번호를 바꿀 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그가 내년에 다시 20홈런 고지를 밟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