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필승조 김민수(30)가 인고의 20대를 거쳐 서른 즈음에 인생 역전 스토리를 썼다. 리그를 대표하는 필승조로 올라선 뒤 결혼에 골인하며 앞으로의 야구 인생에 꽃길이 열렸다.
KT 위즈는 지난 13일 김민수의 결혼 소식을 전했다. 입단 동기 엄상백의 소개로 신부를 만난 김민수는 오는 17일 서울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7년 열애 끝에 백년가약을 맺게 됐다. 결혼식 후에는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수원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김민수는 성균관대를 나와 2015 신인드래프트서 KT의 2차 특별 11순위 지명을 받았다. 입단 초기만 해도 인지도가 높은 선수는 아니었다. 2015년부터 4년 동안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고, 1군에 올라오더라도 패전조, 추격조, 롱릴리프 등 궂은일을 주로 담당했다. 데뷔 후 2018시즌까지 성적은 24경기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12가 전부였다.
김민수의 커리어는 이강철 감독 부임 후 새롭게 바뀌었다. 2019시즌 28경기 8승 5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96으로 마침내 존재감을 드러냈고, 2020시즌에도 많은 등판 기회를 얻으며 33경기 3승 8패 평균자책점 6.10을 남겼다. 2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각종 시행착오와 함께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그 결과 2021시즌 56경기 4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95의 호투 속 통합우승 필승조로 거듭났다.
김민수는 올 시즌 프로 8년차를 맞아 76경기 5승 4패 3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1.90의 커리어하이를 썼다. 10개 구단 불펜투수 가운데 최다인 80⅔이닝을 소화했고, LG 정우영(35홀드)에 이어 홀드 부문 2위를 차지했다. KT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김민수의 공이 상당히 컸다.
김민수의 장점은 ‘조용한 카리스마’다. 착한 인성은 물론이고 KT 선수단 내에서 불평 없이 늘 성실하게 훈련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그리고 마운드에 오르면 어떤 위기 상황에도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맡은 바 임무를 해낸다. 내년이면 31살이 되는 김민수는 KT 20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다.
무명의 패전조로 출발해 우승 필승조를 거쳐 30홀드 투수로 우뚝 선 김민수는 웨딩마치까지 울리며 향후 야구에만 더욱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성공한 야구선수들은 하나 같이 비결로 이른 결혼을 꼽는다.
김민수는 내년 시즌 또한 박영현, 김재윤 등과 함께 KT 뒷문을 지켜야하는 불펜의 핵심 자원이다. 30홀드와 결혼의 기운에 힘입어 올해보다 더 나은 투구를 펼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김민수는 “오랜 시간 항상 믿어주고, 응원해준 신부에게 정말 감사하다. 야구장 안팎에서 자랑스러운 남편이 될 수 있도록 더 책임감을 가지겠다”라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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