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32·NC 다이노스)이 골든글러브 0표 수모를 딛고 창원에서 46억원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까.
박세혁은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포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포수는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팀 경기수X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 명단에 올랐고, 두산에서 올해 884이닝을 소화한 박세혁은 이지영(키움), 박동원(LG), 장성우(KT), 유강남(롯데), 양의지(두산), 최재훈(한화)과 함께 포수 황금장갑을 놓고 경쟁을 펼쳤다.
포수 골든글러브의 영예는 예상대로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에게 돌아갔다. 양의지는 올 시즌 NC에서 포수로 736⅔이닝을 소화했고, 타석에서 130경기 타율 2할8푼3리 121안타 20홈런 94타점 OPS .860 활약을 펼쳤다. 총 313 중 255표(81.5%)를 획득한 양의지는 레전드 김동수와 함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7회)로 올라섰다.
양의지가 81.5%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나머지 후보들은 많은 표를 얻지 못했다. 유강남(30표, 9.6%), 이지영(22표, 7%)이 그나마 두 자릿수 득표에 성공했고, 최재훈이 3표(1%), 장성우가 2표(0.6%), 박동원이 1표(0.3%)로 뒤를 따랐다.
결과적으로 313표가 7명이 아닌 6명의 후보에게 분산되면서 박세혁은 0표 수모를 당했다. 물론 작년부터 2년 연속 슬럼프를 겪었지만 그렇다고 1표도 받지 못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었다. 올 시즌 타율만 보면 박세혁(2할4푼8리)이 박동원(2할4푼2리), 최재훈(2할2푼3리)보다 높았다.
신일고-고려대 출신의 박세혁은 2012 신인드래프트서 두산의 5라운드 47순위 지명을 받았다. 입단 초반 백업을 전전하다가 상무를 다녀온 그는 주전 포수 양의지가 NC로 떠난 2019년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137경기 타율 2할7푼9리 4홈런 63타점 활약을 펼치며 통합우승 포수로 우뚝 섰다. 이에 힘입어 그해 태극마크를 달고 프리미어12에 출전했다. 이후 주전 2년차인 2020년에도 통합우승의 기운을 이어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박세혁은 2021시즌 96경기 타율 2할1푼9리 30타점으로 부진했다. 투수 리드에서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며 경기 도중 백업 포수와 교체되는 일이 잦았다. 그리고 올해 예비 FA 시즌을 맞아 반등을 다짐했지만 128경기 타율 2할4푼8리 3홈런 41타점으로 2년 연속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달 25일 NC와 4년 총액 46억원에 FA 계약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박세혁의 내년 시즌 키워드는 명예 회복이다. 2년의 부진에도 46억원의 적지 않은 금액을 거머쥔 만큼 어떻게든 더 나은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 여기에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의 공백을 메워야한다는 부담과 과제까지 안고 있다.
선수의 각오는 남다르다. 박세혁은 “NC에서 내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대우를 해준 것이다. 당연히 열심히 해서 보답을 해야 한다”라며 “지난 2년 동안 안 좋았기 때문에 준비를 더 해서 꼭 반등하겠다”라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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