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을 타고 났다.
152억 원에 친정 두산 베어스에 복귀한 양의지는 하늘이 내린 기회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양의지는 시즌 도중에는 80억 원 수준으로 전망을 받았다. 나이도 있고, 잔부상으로 포수로 자주 나가지 못하는 점을 감안했다. 그런데 박정원 구단주가 영입을 지시하면서 쟁탈전이 벌어졌고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양의지 뿐만 아니다. 포수 유강남도 최고의 기회를 십분 활용했다. 고질적으로 안방리스크를 안고 있던 롯데가 뛰어들어 친정 LG의 경쟁이 붙으면서 몸값이 훌쩍 뛰었다. 플레이밍이 좋은 젊은 포수이자 가장 많은 수비이닝을 인정받아 4년 80억 원의 잭팟을 터트렸다.
KIA에서 LG로 이적한 박동원은 때를 잘 만났다. 키움에서는 이지영에게 밀려 포수 수비 이닝이 적었다. 안방을 보강하려는 KIA가 1월부터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 협상이 타결됐으나 키움측에서 다시 시간을 끌었고 결국 4월 말에 이루어졌다. KIA에서 주전포수로 마스크를 쓰면서 포수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유강남의 유출이 기정사실화되자 LG는 박동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65억 원을 베팅하자 두 말 없이 받아들였다. KIA도 비슷한 금액을 베팅했으나 아내와 아이가 기거가는 수도권 메리트가 작용했다. 경쟁력 있는 수비와 18홈런의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만일 트레이드가 되지 않았고, 유강남이 롯데로 가지 않았으면 거머쥘 수 없는 거액이었다.
지난 9일 2022 골든글러브에서 나란히 잭팟을 터트린 포수들의 득표율도 관심을 받았다. 예상대로 양의지는 255표를 얻어 81.5% 득표율로 황금장갑을 받았다. 유강남도 30표를 획득해 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3위는 박동원이 아니었다. 키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고 22표를 받은 이지영이었다.
박동원은 딱 한 표였다. 이지영은 2019 시즌을 마치고 키움과 3년 18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옵션 6억 원이었다. 올해 계약이 끝나면서 일반 계약을 해야 한다. 딱 한 표를 받은 박동원은 계약금만 20억 원, 연봉 45억 원을 보장받았다. 천운을 타고난 남자가 아닐 수 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