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 에이스 안우진(키움)에게 도전장을 내민 신인이 있다. 한화 내야수 문현빈(18)의 패기가 예사롭지 않다.
문현빈은 지난 2일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BIC0412(백인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천안 북일고 3학년이었던 문현빈은 28경기 타율 4할4푼5리(110타수 49안타) 3홈런 31타점 OPS 1.216으로 활약하며 2023년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이날 시상대에 오른 문현빈은 “앞에 계신 안우진 선배님과 꼭 맞붙어보고 싶다”는 패기를 드러냈다. 올해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오른 안우진도 “내년에 문현빈 선수를 만나면 첫 타석에서 무조건 삼진을 잡겠다. 초구는 직구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우투좌타 내야수 문현빈은 173cm 작은 키에도 타격에서 남다른 재능을 뽐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전·충청 지역의 알아주는 유망주였고, 비교적 내야 자원이 풍부한 한화가 2라운드에서 문현빈을 지명했다. 키는 작아도 홈런을 칠 수 있는 펀치력이 있고, 어깨도 강해 수비에서 쓰임새도 높다.
지난달 대전 마무리캠프에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에게도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수베로 감독은 “문현빈은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기대가 크다. 아직 경기를 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이미 프로 레벨의 타격 재능을 갖췄다. 라이브 배팅 때 문동주의 강속구를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만들어낸 것이 두 번이나 있었다. 수비도 곧잘 한다”고 평가했다.
북일고부터 청소년대표팀까지 주장을 맡으며 리더십을 보인 문현빈은 인성과 훈련 자세에 있어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손혁 한화 단장도 “문현빈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다. 하나도 허투루 하지를 않더라. 그 나이대는 그렇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선수를 오랜만에 본다. 자신도 모르게 나올 수 있는 느슨함이 없다. 교육을 잘 받은 선수”라면서 “1~2년이 지나면 우리 팀 주축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치켜세웠다.
마이너리그에서 20년 가까이 감독을 해오며 수많은 어린 선수들을 만나온 수베로 감독도 “어린 선수들의 눈빛이나 자세만 봐도 어느 정도 선수인지 보인다. 마무리캠프 합류 후 선배들과 편해진 뒤에도 연습할 때는 조금도 해이해지지 않았다. 인성이나 태도가 올바른 선수라는 점이 긍정적이다”고 칭찬했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롤 모델로 삼는 문현빈은 “선배님이 항상 1루로 전력 질주하시는 모습을 보고 느낀 것이 많았다. 말로는 할 수 있어도 행동으로 계속 보여주기 힘든 것이다. 나도 항상 전력 질주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주 포지션인 2루에는 정은원이 있어 문현빈이 내년에 당장 주전으로 뛰긴 어렵다. 하지만 음주운전 징계를 받은 하주석의 유격수 자리에 FA 영입된 베테랑 오선진과 함께 일정한 플레잉 타임을 얻을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은 “주 포지션은 2루수이지만 유격수도 가능하고, 외야를 본 경험도 있다.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는데 내년 캠프에서 하는 모습을 보고 말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만날 문현빈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