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들에게 키움 히어로즈는 기회의 땅인가?
KBO리그 간판타자로 우뚝 선 이정후(24)가 2023시즌을 마치면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이 확실히 된다. 1년을 더 하면 FA 자격으로 포스팅 없이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1년이라도 빨리 나가는 것이 ML 커리어를 쌓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대우조건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일본의 최고타자 요시다 마사타카(29.오릭스 버팔로즈)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약 118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했다. 빅리그 구단이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한국의 최고타자에 대해 어떤 가치를 매길 지 주목된다. 동시에 소속 구단 키움은 또 이적료를 두둑하게 챙길 수 있다.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의 포스팅을 통해 총 2337만 7015달러(약 254억원)의 이적료를 거두어들였다. 지난 2014년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는 500만 2015달러(약 54억 원)을 안겨주었다. 이듬해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한 박병호는 1285만 달러(약 140억 원)의 이적료를 발생시켰다. 2021시즌을 마치고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으면서 552만 5000달러(약 60억 원)을 선물했다.
내년 시즌 이정후을 보내면 네 번째 이적료가 기다리고 있다. 요시다는 오릭스에게 1540만 달러의 이적료를 안겼다. 이정후의 가치가 정해지는대로 이적료의 규모도 결정된다. 요시다처럼 초대형 계약을 맺어 1000만 달러 이상의 이적료가 주어질 것인지도 관심이다. KBO 역대로는 2012년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2573만 7737.33달러(약 280억원) 이적료가 최다이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교함과 장타력, 낮은 삼진율 등 타자로서 능력이 출중하다. 올해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아직 젊은 만큼 또 다른 진화, 즉 장타력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외야 수비력도 경쟁력이 있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키움은 한국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통로가 되고 있다. 이정후에 이어 간판투수 안우진도 대기하고 있다. 선수를 잘 뽑았고, 기회를 듬뿍 주어 특급 선수로 키웠다. 선수는 빅리그행과 부를 얻고, 키움은 이적료를 챙기는 상생 구조이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저절로 동기 부여를 한다. 구단주 횡령 등 숱한 잡음을 낳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선수들에게는 매력적인 구단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