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회에 빛나는 ‘지구 최강 투수’ 제이콥 디그롬(34)이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입단식을 가졌다.
디그롬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입단식을 가졌다. 래리 데이비스 구단주, 크리스 영 단장, 브루스 보치 감독이 참석했다.
디그롬은 지난 3일 텍사스와 5년 1억85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28년 옵션 포함시 6년 최대 2억2000만 달러의 조건으로 뉴욕 메츠를 떠나 텍사스로 왔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디그롬은 이날 입단식에서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것이다. 텍사스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비전을 갖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일치했다. 그들은 (FA 협상) 시작부터 엄청난 관심을 보였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텍사스에 와서 매우 행복하다. 그들은 훌륭한 선수들을 영입했고, 흥미진진한 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텍사스는 1년 전 FA 시장에서 유격수 코리 시거(10년 3억2500만 달러), 2루수 마커스 시미언(7년 1억7500만 달러)을 거액에 영입했다. 우승을 위한 텍사스의 전력 강화 의지가 디그롬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는 “특별한 것을 만들고, 오랫동안 이기는 게 그들의 비전이었다. 나도 이 게임을 오래하면서 이기고 싶다. 영 단장, 보치 감독에게 그 말을 듣고 데이비스 구단주를 만났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비전을 갖고 있었고, 준비돼 있었다. 여기가 내가 원했던 곳이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텍사스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브루스 보치 감독도 디그롬이란 취임 선물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보치 감독은 “활홀하다 이기기 위해선 투수가 필요한데 디그롬보다 선발진을 끌어올리는 데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디그롬을 영입했고, 더 이상 우리가 이길 수 없을 것이란 말은 하지 말아달라. 불과 몇 주 전보다 훨씬 더 좋은 팀이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디그롬의 실력이야 의심하는 이가 없다. 관건은 역시 건강이다. 지난 2년간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디그롬은 “부상이 있었지만 올 시즌 마무리를 강하게 했다. 텍사스에선 5일마다 등판하는 게 목표다. 앞으로 5년간 매년 30경기 이상 선발등판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지난 1961년 창단한 텍사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6개 팀 중 하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969년), 밀워키 브루어스(1969년), 시애틀 매리너스(1977년), 콜로라도 로키스(1993년), 탬파베이 레이스(1998년)가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지만 창단년도는 텍사스가 가장 오래됐다. 지난 2010~2011년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정상에 오를 기회를 놓친 게 아쉬웠다. 최근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전력 강화에 나선 텍사스가 디그롬 영입으로 62년 묵은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