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10년 동안 포기하지 못했던 투수, 류원석(33)이 한화에서 새출발한다. 투수 전문가로 유명한 손혁 단장과 최원호 퓨처스 감독이 류원석 고쳐쓰기에 도전한다.
류원석은 지난 10월12일 LG에서 방출됐다. 서울고-인하대 출신으로 지난 2013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뒤 10년을 딱 채우고 떠났다. 성적만 보면 한 팀에 10년이나 있을 만한 선수가 아니었다.
프로에 오기 전 이미 3번의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시련을 겪은 류원석은 LG 입단 후에도 팔 부상으로 고생했다. 2019년 만 30세 늦은 나이에 1군 데뷔했지만 2021년까지 3년간 12경기 1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14이닝 동안 17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볼넷(25개), 몸에 맞는 볼(5개)만 30개로 제구가 문제였다.
대부분 시간을 2군에 있었지만 LG는 10년간 류원석을 포기하지 않았다. 최고 구속 155km까지 던진 투수를 쉽게 외면할 수 없었다. 오버핸드에서 사이드암으로 폼을 바꾸며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올해는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한 채 2군에만 있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7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LG에서 꼬박 10년의 시간을 채우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내년이면 만 34세가 되는 나이도 부담이었다.
방출 이후 두 달의 시간이 흘러 한화가 류원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문동주, 남지민, 김범수, 장시환, 김서현, 한승혁 등 강속구 투수들을 꾸준히 모으고 키워온 한화는 트랙맥 기준으로 올해도 최고 153km를 던진 류원석의 재능을 지나치지 않았다.
지난달 KIA와의 트레이드로 우완 파이어볼러 한승혁을 영입하기도 했던 손혁 한화 단장은 “150km 넘는 공은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속도가 아니다. 류원석은 기본적으로 그런 속도를 갖고 있다. 빠른 공 투수들이 대개 그렇듯 제구 쪽에 이슈가 있지만 우리가 한 번 시도해볼 만한 투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손 단장은 “우리 팀에는 최원호 퓨처스 감독님도 있다. 최 감독님과도 류원석에 대해 얘기를 했다. 우리가 한 번 노력해볼 만한 투수라는 의견을 나눈 끝에 영입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일단 퓨처스 팀에서 최 감독 지도하에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친 뒤 1군 진입을 노릴 예정이다.
최 감독은 지난 2020년 한화 퓨처스 사령탑을 맡은 뒤 강재민, 윤대경, 김종수, 윤산흠, 김규연 등 젊은 투수들을 1군 전력으로 키워냈다. 지명 순위가 높지 않거나 다른 팀에서 방출된 투수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냈다. 이제는 LG가 10년간 포기하지 못한 재능, 류원석 고쳐쓰기에 도전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