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대체로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는 성공 확률이 낮다. 낯선 나라, 새로운 리그 환경에 단기간 적응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 적응의 스포츠인 야구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가 살아남기란 더더욱 어렵다.
초창기 틸슨 브리또, 클리프 브룸바부터 멜 로하스 주니어, 제이미 로맥, 제이크 브리검, 제리 샌즈 등 성공한 대체 외국인 선수들도 많지만 확률상으로는 실패가 훨씬 많다. 그 길로 KBO리그와 인연이 끊긴 게 대부분이었다.
시즌 중 한국에 오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도 큰 도전이다. 하지만 성공한 만큼 보상도 확실하다. 재계약에 성공한 대체 외국인 선수들 모두 100만 달러 이상 후한 대우를 받았다.
KT는 지난 8일 투수 웨스 벤자민, 외야수 앤서니 알포드와 각각 130만 달러, 11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지난 5월 대체 선수로 KT에 합류할 때 벤자민은 33만1000달러, 알포드는 57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몸값이 각각 3.9배, 1.9배 올랐다. 올해 연봉이 풀타임 시즌이 아닌 것을 감안해도 큰 상승폭.
벤자민은 17경기에서 96⅔이닝을 던지며 5승4패 평균자책점 2.70 탈삼진 77개를 기록했다. WHIP 1.02, 피안타율 2할1푼6리로 안정적이었다. 11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꾸준함을 보여준 벤자민은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2.45에 불과했다. 가을야구에서도 3경기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2.77로 역투.
알포드도 80경기 타율 2할8푼6리 81안타 14홈런 50타점 OPS .871로 활약했다. 외야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이 종종 나왔지만 방망이가 좋았다. 후반기 타율 3할3리 61안타 10홈런 33타점 OPS .919로 적응세를 보였다. 포스트시즌에도 6경기 23타수 10안타 타율 4할3푼5리 1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롯데가 외국인 외야수 잭 렉스와 130만 달러에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지난 7월20일 롯데와 31만 달러에 계약한 렉스의 몸값은 4.2배나 올랐다. 올해 반 시즌만 뛴 것을 감안해도 풀타임 기준 두 배 이상 올랐다.
벤자민이나 알포드에 비해 두 달 늦게 KBO리그에 왔고, 그만큼 경쟁력을 보여줄 기회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기 56경기 타율 3할3푼 72안타 8홈런 34타점 OPS .905로 맹활약하며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득점권 타율 4할4푼9리로 찬스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고, 롯데도 거액을 베팅해 렉스를 잔류시켰다.
롯데의 또 다른 대체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도 1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지난 8월2일 롯데와 40만 달러에 계약하며 대체로 합류한 스트레일리는 11경기(62⅓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2.31 탈삼진 55개로 활약했다. 다른 대체 선수들과 달리 2020~2021년 롯데에서 2년간 풀타임으로 뛴 경험이 있었던 스트레일리는 한국에 와서 다시 100만 달러를 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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