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초대형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까?
한번쯤 가늠할 만한 기준이 생겼다. 오릭스 버팔로즈의 간판타나 요시다 마사타카(29)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약 119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했다. 보스턴은 일본인 타자 1명을 잡기 위해 이적료 1540만 달러를 포함하면 1억 540만달러를 베팅했다.
요시다는 일본 최고의 타자이다. 762경기에서 통산 타율 3할2푼7리(3189타수 884안타)를 기록했다. 133홈런을 터트렸고 467타점을 수확했다.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타격왕을 차지했다. 컨택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고 출루율이 압도적이다. 통산 출루율이 4할2푼1리나 된다.
30홈런을 터트리지 못했지만 29홈런까지 날리는 등 장타력도 갖추었다. 작은체구(173cm)인데도 벌크업을 통해 파워와 정확성이 겸비된 강한 스윙으로 일본 최고 타자 반열에 올랐다. 삼진은 적고 볼넷은 많다. 투수들이 가장 까다롭게 여기는 타자의 전형이다.
이정후는 한국에도 이런 평가를 받고 있다. 투수들이 가장 꺼리는 타자이다. 강속구든 변화구든지 어떤 볼이든 타석에서 대응이 가능하다. 올해 627타석에서 삼진은 32개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가장 적은 삼진이다. 정교함 뿐만 아니라 장타력도 꾸준히 좋아지며 올해는 1위(.575)까지 차지했다. 외야 수비력도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이다.
올해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찍었다. 2년 연속 타격왕 포함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1997시즌을 마치고 일본리그에 진출한 아버지 이종범처럼 KBO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을 정도이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이정후에 관심이 지대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관심은 초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는지에 쏠려있다. 선배 김하성은 5년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정후는 김하성의 금액은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관중입장이 가능해지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경영상태가 호전되면서 FA 시장이 인플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이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일본인 투수 센가 고다이의 가치가 처음에는 6000만 달러에서 9000만 달러로 오르고 있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요시다도 예상 이상의 잭팟을 터트렸다. 빅리그 구단들이 한국의 최고 타자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