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레전드들, 이제 방송보다는 현장에 복귀할 때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22.12.08 17: 00

<사진>LG 트윈스 레전드 출신으로 방송계서 활약중인 박용택 KBS해설위원
-레전드들 방송 아닌 현장에서  지도자로 복귀하고 싶다는 반가운 뜻 잇달아
-선수시절 쌓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한국야구발전기여

박용택

물꼬는 터졌다. 은퇴 후 방송계에 있던 ‘국민타자’ 이승엽이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레전드들의 현장 복귀가 좀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은퇴하고 해설위원 혹은 예능에 출연하며 방송계로 갔던 ‘야구 레전드들’이 현장 복귀에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승엽 감독 탄생 이 후 레전드들도 그들이 돌아갈 곳은 역시 야구 현장이라는 점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은퇴 이후 이승엽처럼 방송해설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LG 트윈스의 레전드인 박용택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언젠가 현장 지도자로 복귀하고 싶다. 친정팀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뜻을 피력했다. 또 현대, LG, 키움 등을 거치며 우타 강타자로 맹활약했던 이택근도 "언제든지 돌아갈 의향이 있다. 돌아가기 위해 지금도 공부 많이 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돌아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박용택이나 이택근처럼 은퇴 후 방송이나 야구 재능기부에 열중하고 있는 레전드들은 기회가 되면 현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들을 찾는 야구단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을 뿐 현장 복귀는 멀지 않아 보인다.
<사진>현장 코치는 아니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며 방송 예능에 출연하고 있는 이택근
사실 근년들어 은퇴한 레전드급 선수들이 현장의 지도자보다는 방송계로 발걸음을 많이 옮겼다. 박봉에 궂은 일을 맡아 하고 있는 저연차 신예 코치로 현장 지도자 생활을 하기 보다는 금전적으로나 유명세 등에서 대우가 좋은 방송계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개는 현역시절 FA 대박계약을 터트리며 부를 쌓은 레전드들이라 코치로 출발해 고생하기보다는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방송일을 찾은 것이다. 물론 현역시절 고생으로 지친 은퇴 선수들이 1, 2년간 잠깐 방송일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는 있다. 방송을 통한 프로야구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방송계에서 야구해설을 엄청 잘하거나 예능 재질을 발휘하며 ‘스타’로 탄생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때문에 레전드들은 현장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재능기부, 야구 공부 등을 열심히 하다보면 야구계에서 또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장 복귀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하지 않는 다면 어느 구단이 그들을 찾겠는가. 뜻이 있으면 길이 있듯이 본인들의 현장 복귀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한 야구인은 “선수 시절 레전드가 지도자로서 꼭 성공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그들이 현역시절 쌓은 노하우와 열정은 후배들의 성장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야구적인 재능을 방송에서 소비하기 보다는 현장에서 후배들과 땀흘리며 함께 하는 것은 야구인으로서 가장 뿌듯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레전드들의 야구 재능이 현장이 아닌 곳에서 썩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현역시절 야구를 잘했다고 해서 좋은 지도자로 재탄생하지는 않는다. 지도자의 길은 또다른 분야로 꾸준히 야구 공부하고 선수들과 소통해야 성공할 수 있다. 예전에는 선수 은퇴 후에 대부분 스타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지도자 공부를 하는 코스를 밟았지만 이제는 달라진 것이다. 방송과 야구 현장을 오가며 맹활약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케이스.
'국민타자'가 물꼬를 뚫었듯이 더 많은 레전드들이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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