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2023시즌 주전 1루수는 누가 될까. 현 시점에서 누구라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계획은 있지만,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6일 외국인 타자 아브라함 알몬테(33)와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백업 외야수로 뛰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13년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빅리그에서 10년 동안 7개 팀에서 뛰면서 통산 455경기 타율 2할3푼5리 24홈런 118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타율 2할7푼4리 100홈런 515타점을 기록했다.
공격력을 갖춘 외야수다. 외야 라인은 국가대표급인 LG에 또 외야수다. 1루수 거포를 영입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포지션 상관없이 ‘잘 치는 타자’를 후순위로 영입했다.
LG는 3년 연속 1루수가 바뀌게 된다. 2021년 외국인 타자들의 부상, 부진으로 1루수 자리에 구멍이 났다. 아이러니하게도 1군에 데뷔한 문보경이 2021년 LG에서 1루수로 가장 많이 출장했다.
2020년 38홈런을 터뜨리며 LG 프랜차이즈 홈런 신기록을 세운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6월초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퇴출. 후반기 합류한 외국인 타자 보어는 1할대 타율로 시즌 막판 ‘실패’ 판정을 내리고 2군으로 보냈다.
1루수로 라모스가 287이닝, 보어는 200이닝을 출장했다. 라모스의 부상 기간, 외국인 타자 공백 기간, 보어의 부진 때 1루수로 꾸준히 출장한 문보경이 390⅔이닝으로 팀내 1루수 최다 출장이었다.
신인 이영빈이 162⅓이닝, 베테랑 백업 1루수 김용의가 155⅔이닝을 뛰었다. 이상호(26이닝), 이주형(22이닝), 김현수(15⅔이닝), 김호은(9이닝), 채은성(1이닝) 등도 1루수로 나섰다.
지난해 오프 시즌 FA 박해민을 영입하면서 외야 세 자리가 포화 상태였다. 미리 1루수 전환을 준비해 온 채은성이 1루수로 옮겼고, 올해 1루수 4번타자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했다.
내년에는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문성주, 이재원 등 가뜩이나 기용해야 할 외야수가 많은데 외국인 타자도 외야 포지션이다. 염경엽 신임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 지명타자를 돌아가면서 활용한다고 했다. 감독으로서 지론이다.
지명타자를 감안해도 4자리를 놓고 알몬테까지 6명이 번갈아 출장해야 해결된다. 염 감독은 이재원을 1루수로 기용할 복안을 갖고 있다.
염 감독은 올해 장타력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이재원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상무 지원을 했던 이재원은 상무 입대를 포기하고 내년에도 LG에서 뛰기로 했다.
이재원이 1루수 포지션 전환을 하고, 1루가 가능한 선수로는 김현수도 있다. 시범경기 홈런왕인 송찬의도 2루와 외야 외에 1루수도 가능하다. 프로에서는 처음 1루수에 도전할 이재원이 풀타임 1루수로 뛰기는 어려울 것이다. 2021년처럼 몇 명의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1루를 보는 것도 준비해야 한다.
이재원이 올해 채은성처럼 1루수로서 자리를 잘 잡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192cm 큰 체구의 이재원이 허리 위로 오는 송구는 잘 잡을지 몰라도, 원바운드 송구나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데 많은 적응기가 필요하고 실책 등 세금을 감수 해야할 것이다. 채은성은 2021년 중간부터 1루 수비 훈련을 해왔다.
내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1루수 자리가 키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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