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데뷔 후 14년간 삼성에서 뛰었던 김상수(32)는 내년부터 KT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출발한다. 지난 7일 구단 인사 차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김상수는 "기분이 묘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김상수는 "계약 후 주변에서 많이 아쉬워했고 '축하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저도 '좋은 대우를 받았으니 축하해달라'고 말씀드렸다. 주변에서 더 아쉬워했고 (삼성을) 떠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아직까지 실감 나지 않는다. 내년 캠프도 일본 오키나와로 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 번도 팀을 옮긴 적이 없었으니 그런 게 아닐까. 아직까지 기분이 묘한데 시간이 해결해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상수는 또 "내년부터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가는데 멀리 가는 비행기를 타면 실감 나지 않을까. 얼마 만에 10여 시간 비행기를 타는지 모르겠지만 새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함께 하다 보면 그때쯤 실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들은 김상수의 이적을 너무나 아쉬워했다. 김상수는 "동료들의 반응에 '그래도 이 팀에서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김)지찬이와 몇 년 안 했고 (이)재현이와 1년간 함께 했는데 재현이가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더라. 너무 고마웠다. 다들 축하해주고 아쉬워하는 모습에 '성적을 떠나 이 팀에서 잘 지냈구나' 싶었다"고 했다.
김상수는 오는 17일 대구 수성구 교통연수원에서 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
그는 "KT와 계약하고 대구로 내려오는데 많은 팬들께서 SNS에 저를 태그해 글을 올린 걸 봤다. 너무 감사했다. 제가 삼성을 떠나게 됐지만 팬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주최하고 공식 팬카페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해마다 팬카페 회원들과 가을 운동회, 1박 2일 MT 등 좋은 추억을 만들었는데 마지막 인사를 꼭 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면서 "더 많은 분들을 모시면 좋은데 제한이 있다 보니 많이 못 오시는 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시는 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청나래(회장 박관식) 회원으로 활동 중인 김상수는 1일 대구 수성구 중동 일대에서 연탄 나눔 봉사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그는 "대구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되어 기뻤고 좋은 일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봉사했다"고 밝혔다.
야구계에서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으로 잘 알려진 김상수. 새 팀 적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선수들이 많으니 적응하는데 크게 문제없을 것 같다"고 했다.
KT 유니폼을 입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김상수는 "솔직히 말해 지금은 실감이 안 난다. 팀을 위해 열심히 하겠지만 모든 감정이 묘할 것 같다. 현재 감정은 묘하다고 표현하다는 게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아무래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