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장재영(20), 김건희(18)의 투타겸업을 준비하면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키움은 이번 겨울 재능있는 유망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도전에 나선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 장재영과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6순위) 김건희가 투타겸업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 신인 계약금(9억원)을 받고 큰 기대와 함께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지난 2시즌 동안 33경기(31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투수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장재영은 이번 겨울 질롱 코리아에 합류해 호주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투수로 4경기(18이닝)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준 가운데 대타로 나서며 타자로도 경기를 뛰고 있다. 다만 아직 타격 성적은 5타수 무안타 3볼넷으로 안타가 없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장재영의 투타겸업에 대해 “여러가지 실험을 하는 것이다. 장재영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타격에도 재능이 있었다. 다만 진지하게 타격을 시킨다기 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오라는 의미가 크다. 물론 좋은 결과를 낸다면 한국에서도 타격을 안시킬 이유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홍원기 감독 역시 장재영의 투수 잠재력을 아쉬워 하면서도 타격을 하는 것이 더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신인 김건희도 마무리캠프에서 투수와 타자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주포지션은 포수지만 투타겸업을 하게 될 경우 체력 문제를 고려해 1루수 수비 훈련을 진행했다. 구단 최초의 투타겸업 선수에 욕심을 낸 김건희는 “훈련량이 다른 선수들의 2배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힘들지는 않다. 솔직히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한게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내가 감수를 해야할 부분이다. 몸관리를 잘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차근차근 장재영과 김건희의 투타겸업을 준비하고 있는 키움이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투타겸업을 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보니 참고할 사례가 많지 않다. 현재 제대로 투타겸업을 하고 있는 선수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가 유일하다.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 설종진 감독은 마무리캠프 인터뷰에서 “나는 투타겸업을 긍정적으로 본다. 투수와 타자에 모두 잠재력이 있다는 것은 본인의 자랑이고 장점이다. 살려주는게 좋은 팀이다”라면서도 “구단도 투타겸업을 하게 됐을 때 훈련을 하는 스케줄이나 루틴 등을 알아야할 것 같아서 여러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투타겸업 선수의 관리 방법을 궁금해 한 설종진 감독은 “막연하게 피칭을 하는 날 무엇을 하고, 피칭을 하지 않는 날 무엇을 하고 이런 것이 궁금한 것은 아니다. 투타겸업을 했을 때 체력적으로 어떤 문제가 되고, 기술적으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은 어떤 방법으로 해야하는지, 투구나 타격 훈련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노하우들이 지금은 시범 케이스에 가깝지만 나중에는 우리 팀의 강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 설종진 감독은 “홍원기 감독에게 부탁해서 나중에 다저스에서 뛰었던 박찬호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투타겸업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내셔널리그는 투수도 타격을 했으니 어느정도 스케줄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연이 닿는다면 오타니의 스케줄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