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이영상 3회 투수들이 한 팀에 뭉쳤다. ‘FA 투수 최대어’ 저스틴 벌랜더(39)가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으며 맥스 슈어저(38)와 재회했다. 내년이면 만 39~40세 투수들이 원투펀치를 이뤘다. 빅리그 역대 가장 비싼 연봉의 원투펀치가 탄생했다.
‘MLB.com’은 6일(이하 한국시간) 벌랜더의 메츠 이적 소식을 알리며 2년 8670만 달러에 계약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연평균 4335만 달러는 슈어저(4333만 달러)를 넘어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
이번 계약에는 벌랜더가 2024년 140이닝 이상 던질 경우 2025년 연봉 3500만 달러 계약이 자동 실행되는 베스팅 옵션도 포함했다. 아울러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주어졌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하며 1년을 쉰 벌랜더는 만 39세가 된 올해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으로 부활했다. 지난 2011년, 2019년에 이어 개인 3번째 수상.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내년 연봉 2500만 달러 선수 옵션이 있었지만 이를 포기했다. 옵트 아웃으로 FA 시장에 나왔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는 벌랜더는 슈저어급 대우를 목표로 했다. 2013년, 2016~2017년 3차례 사이영상 경력을 자랑하는 슈어저는 지난해 11월 메츠와 3년 1억3000만 달러에 FA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최초로 연평균 4000만 달러(4333만 달러) 선수가 되는 역사를 썼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는 벌랜더는 올해 38세 슈어저보다 계약 시점에서 2살 더 많다. 같은 대우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메츠가 최대한으로 조건을 충족했다. 3년 풀보장은 아니지만 베스팅 옵션 포함 최대 3년으로 슈어저와 거의 같은 연평균 4335만 달러를 제시했다. 벌랜더의 계약 내용이 발표돼야 정확한 연봉을 알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역대 연봉 1~2위가 한 팀이 됐다.
메츠는 이번 FA 시장에서 9년간 에이스로 활약한 투수 제이콥 디그롬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메츠에선 3년 1억2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제시했지만 디그롬은 5년 1억8500만 달러로 파격 제안한 텍사스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갔다. 하지만 억만장자의 ‘주식 부자’ 스티브 코헨 구단주는 “디그롬이 잘 되길 바란다. 그는 자신의 팀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쿨하게 작별 인사하며 “우리는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다음 단계가 벌랜더였다. 디그롬이 떠난 지 3일 만에 벌랜더 계약을 완료했다. 기존의 슈어저에 벌랜더까지, 사이영상 3회 투수만 2명이나 보유하게 됐다. 내년에 만 39~40세가 되는 노장들이지만 여전히 정상급 실력을 갖췄다. 화끈한 투자로 역대급 원투펀치를 구축한 메츠는 내년에 1986년 이후 37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도전한다. 메츠는 올해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01승을 거뒀지만 시즌 막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지구 우승을 내준 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에 1승2패로 패하며 아쉽게 마쳤다.
한편 슈어저와 벌랜더는 지난 2010~201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5년간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그로부터 9년 만에 메츠에서 재회하며 커리어 황혼기를 함께한다. 디트로이트 시절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4전 전패로 졌다. 이후 벌랜더는 휴스턴에서 2017년과 올해 두 번, 슈어저는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첫 우승 한을 풀었다. 디트로이트 시절 못 이룬 동반 우승을 메츠에서 합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