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762개) 기록을 보유 중인 배리 본즈(58)가 또 명예의 전당 입성이 불발됐다.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은 5일(이하 한국시간) 야구 원로들로 구성된 현대 야구 선수위원회 투표 결과를 밝혔다. 1980년 이후 활약한 선수들 중 은퇴한 지 15년이 지난 선수들을 대상으로 했는데 8명의 후보 중 프레드 맥그리프가 유일하게 선출됐다. 위원회 16명으로부터 만장일치를 받았다.
반면 나머지 7명의 선수들은 외면받았다. 득표율 75% 기준을 넘기 위해선 16표 중 12표를 받아야 했다. 돈 매팅리가 8표, 커트 실링이 7표, 데일 머파가 6표를 얻은 반면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는 4표 미만이었다.
현역 시절 금지약물 의혹으로 얼룩진 본즈와 클레멘스는 명예의 전당 입후보 이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로부터 10년간 득표율 75%를 넘지 못해 자격을 상실했다. 기자들의 외면을 받더니 야구 원로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다.
본즈의 탈락을 두고 비판 의견도 나온다. 미국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는 이날 ‘모든 합리적인 논리가 계속 무시되고 있다’며 지난 1월 BBWAA 투표에서 득표율 77.9%로 한 번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데이비드 오티즈(47)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매체는 ‘본즈는 대부분 선수들이 노쇠화를 겪는 30대 후반에 말도 안 되게 훌륭한 활약으로 4년 연속 내셔널리그 MVP를 받았다. 그의 몸은 상당한 변화를 보였는데 신체적 증거는 있어도 물리적 증거가 없다. 정황 증거는 있어도 스모킹건이 없다’고 지적했다.
30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커진 본즈의 근육질 몸매는 금지약물을 의심케 한다. 그의 개인 트레이너 중 한 명이 금지약물 사용 사실을 폭로하면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의혹은 거의 사실로 굳어졌지만 본즈가 도핑 테스트에 걸린 적은 없다는 게 매체 주장이다.
반면 오티즈는 지난 2003년 비공개로 진행된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게 뒤늦게 드러나면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2004년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 차원에서 공식 테스트가 시작된 이후 13년간 검사에선 모두 음성으로 나왔고, 보스턴 레드삭스를 대표하는 스타이자 지역 아이콘으로 미디어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며 팬심을 회복했다.
오티즈에 비해 의혹만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이 계속 불발되는 본즈를 향해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이다. 매체는 ‘제프 배그웰, 이반 로드리게스 등 금지약물 의심 선수들은 물론 금지약물 안드로스텐디온 사용을 인정한 마이크 피아자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며 본즈에게 유독 가혹한 것을 아쉬워했다.
다음 베테랑 위원회 명예의 전당 투표는 오는 2025년에 열린다. 그때까지 본즈는 또 기다려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