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과 박찬호의 키스톤 콤비가 구축될까?, 변우혁이 3루수를 맡을까?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내야수들의 멀티포지션을 선호한다. 2022 내야 주전들을 보더라도 류지혁이 3루와 1루, 김도영은 3루와 유격수, 박찬호는 유격수 붙박이였지만 2루와 3루 모두 가능하다. 김선빈도 2루수로 나서지만 유격수 출신이다. 황대인만 1루 전문이었다.
김 감독은 11월 제주 마무리 캠프에서 멀티포지션을 강조하며 밑그림을 그린 바 있다. "도영이는 3루와 유격수로 기용한다. 2루수는 안쓴다. 찬호는 유격수를 보면서 2루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상황에 따라 유격수 김도영, 박찬호 2루수 체제를 가동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박찬호는 3년째 유격수 주전이다. 당분간 주전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수비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승부로 연결되는 실책으로 크게 보이지만 갈수록 수비력은 좋아지고 있다. 올해는 타격까지 눈을 떴다. 2할7푼2리, 134안타, 42도루를 성공시키며 공격수로서 존재감을 보였다.
김선빈은 유격수를 박찬호에게 물려주고 2년간 2루수를 지켰다. 내년에도 2루수로는 변함이 없다. 다만, 김선빈은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35살이다. 언젠가는 2루를 후배들이 물려받을 시기가 온다. 대안을 만들어 대비하는 것도 감독의 임무이다. 올해부터 젊은 2루수에게 기회를 더 줄 수 있다. 그래서 박찬호의 2루수 기용론이 나왔다.
또 다른 변수는 1루와 3루이다. 150km를 던지는 한승혁과 젊은 장지수 등 투수 2명을 주고 데려온 변우혁(22)이 그 중심에 있다. 변우혁은 3루 수비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1루와 3루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을 벌여야 하는 1루수 황대인은 물론 3루수 류지혁과 김도영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김 감독은 공수주에서 천재성을 갖춘 김도영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 대주자와 대수비로 쓰기는 아까운 자원이다. 올해 개막전 리드오프로 기용했으나 19살 루키에게 프로의 벽이 높았다. 한 시즌을 경험했으니 내년에는 활약도가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변우혁도 중심타선에 뿌리내리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황대인도 올해 첫 풀타임을 하며 14홈런 92타점을 올렸다. 계속 1루를 맡겨야 한다
그래서 김 감독이 장차 구축하고 싶은 이상적인 내야진은 1루수 황대인, 2루수 박찬호, 3루수 변우혁, 유격수 김도영의 구도로 보인다. 물론 올해 당장 가동하기는 힘들다. 김도영과 변우혁이 성장해야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밑그림이 실제로 구현되어야 KIA 내야진이 공수에서 강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