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승 투수였다. 올해 6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생애 첫 FA 취득 조건을 채웠으나,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내년 재수를 선택한 것. 1년 계약을 해야 한다. 과연 연봉은 인상될까. 인상 된다면 얼마나 인상될까.
LG 투수 임찬규(30) 이야기다. LG에서 12년을 뛰며 FA가 됐으나 신청을 포기했다.
임찬규는 2011년 드래프트(당시 전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1차지명인 셈. 데뷔 첫 해 불펜 투수로 뛰며 65경기(82⅔이닝)에서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19세 어린 나이로 프로 첫 해부터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한 탓인지 이후 2년은 활약이 미미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6시즌 복귀했고, 선발 투수로 뛰었다. 2018년 11승(11패)으로 데뷔 첫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고, 2020년 10승(9패) 평균자책점 4.08으로 두 번째 10승 시즌을 만들었다.
지난해 시련의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몸 상태에 문제가 생겼고, 성적도 부진해 2군에서 2달 가량 재조정 시간을 가졌다. 1군 복귀 후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에서 중반으로 늘어나면서 구위가 좋아졌다. 슬라이더까지 요긴하게 활용하면서 직구, 체인지업의 위력도 좋아졌다.
하지만 승운이 없었다. 8~9월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6으로 호투하고, ‘6이닝 이상 2실점 이하’를 4차례나 던졌지만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17경기에서 1승(8패)에 그쳤으나 평균자책점 3.87로 안정적이었다.
올해 FA 시즌을 맞아 동기부여도 되고, 지난해 후반기 보여준 구위로 기대가 컸다. 더구나 LG 토종 선발진의 맏형이 됐다.
하지만 실망으로 끝났다. 5월과 6월 한 차례씩 2군(부상자명단)에 내려갔고, 23경기에서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했다. 시즌 후반기에도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못했고, 불펜 투수로 등판해 1경기 1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FA 자격 선수가 공시됐다. 임찬규는 고민 끝에 첫 번째 얻은 FA 권리 행사를 내년으로 미뤘다. 오프 시즌 FA 협상이 아닌 내년 연봉 협상을 해야 한다.
임찬규는 지난해 1승에 그치면서 올해 연봉이 2억 2000만원에서 2000만원이 삭감됐다. 2억원이었다.
지난해 1승에서 올해 6승으로 승수는 늘어났다. 그러나 평균자책점(5.04), 이닝(103⅔이닝)은 3선발로서 기대치에 부족했다. 연봉 2억원 투수의 고과를 어떻게 평가할지, 차명석 단장에게 고민을 안겨줬다.
한편 지난해 서건창은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LG로 이적했고, 타율 2할5푼3리 OPS .693으로 마쳤다. 부진한 성적에도 연봉은 지난해 2억 2500만원에서 올해 2억 6000만원으로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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