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정말 행복한 모습을 야구를 즐기는 걸 보니까 제가 더 기분이 좋아졌다".
개인 통산 121승에 빛나는 좌완 레전드 장원삼(39)이 ‘2022 이승엽 드림야구캠프 with 신한은행' 일일 코치로 나선 소감을 전했다.
4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만난 장원삼은 "제 조카도 야구를 하는데 아이들을 보니까 남다르게 느껴졌다. 아이들이 프로에 입단해 잘하고 싶은 마음도 크겠지만 야구를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니까 야구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게끔 가르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원삼에게 대구시민야구장은 삼성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누린 좋은 추억이 가득한 장소다. 그는 "오랜만에 이곳에 왔는데 감회가 새롭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찬바람이 살살 불 때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 앞에서 4년 연속 우승을 했었는데. 우승 후 세리머니를 했던 기억도 난다. 이제 내야와 외야 관중석이 없으니 뭔가 휑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왕조 시절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김상수의 KT 이적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여기서 함께 뛰었던 아주 소중한 동료가 (삼성을) 떠나게 된 게 아쉽다. 저도 (삼성에) 있다가 다른 팀으로 갔지만 상수도 그렇게 떠나는 걸 보니까 뭔가 아쉽고 허전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현역 은퇴 후 틈틈이 아마추어 야구팀을 찾아가 재능 기부를 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왔던 장원삼은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 야구'의 최강 몬스터즈 멤버로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다시 섰다. '최강 야구'는 프로 야구팀에 대적할 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아마추어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그냥 우리끼리 재미있게 하는 걸로 생각했는데 막상 경기를 하다 보니 가슴속에 있는 승부욕이 나오더라. 지기 싫으니 전력으로 하게 되고.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는데 예전만큼 연습은 못해도 열정은 살벌하다. 동료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다이빙 또는 슬라이딩하는 모습을 보면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원삼은 현역 시절 단 한 번도 수술대에 오르지 않았을 만큼 부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니 몸이 성할 리 없었다. 현역 시절 개인 트레이너였던 오창훈 세진헬스 대표의 도움으로 다시 몸을 만들고 병원에서 주사 치료를 받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제가 그동안 한 번도 아파본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아프니까 진짜 답답했다. 선수 시절에 부상당한 경험이 있었다면 제대로 준비하겠는데 은퇴 후 처음 아파보니 부상 때문에 고생했던 선수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더라. 너무 답답했다. 안 아프면 마음껏 던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장원삼에게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하고 싶은지 묻자 "꾸준히 야구 관련 공부를 하고 있고 해외 지도자 연수 계획도 가지고 있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