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 기록이 바뀌었다. 박찬호(49)에서 제이콥 디그롬(34)으로 바뀌는 데 21년의 시간이 걸렸다.
텍사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디그롬과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5년 1억8500만 달러가 보장된 조건으로 2028년 옵션을 더하면 2억2000만 달러로 규모가 더 커진다.
만 39세 시즌까지 보장받은 디그롬은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 조항까지 포함했다. 내년 3000만 달러를 시작으로 2024~2025년 4000만 달러, 2026년 3800만 달러, 2027년 37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디그롬의 계약은 텍사스 구단 역대 FA 3번째로 큰 계약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유격수 코리 시거와 맺은 10년 3억2500만 달러 FA 계약이 역대 1위이고, 그 다음으로 2000년 12월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10년 2억5200만 달러가 2위다.
디그롬의 계약은 텍사스 구단 역대 3위로 투수 중에선 최고액이다. 종전 투수 최고액 기록은 한국인 투수 박찬호가 갖고 있다. LA 다저스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박찬호는 지난 2001년 12월 텍사스와 5년 6500만 달러에 FA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박찬호 이후 2011년 1월 3루수 애드리안 벨트레가 6년 9600만 달러, 2013년 12월 외야수 추신수가 7년 1억3000만 달러, 지난해 시즌을 마친 후 시미언과 시거가 연이어 대형 계약을 했지만 투수 중에서는 누구도 박찬호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디그롬이 오면서 박찬호의 텍사스 역대 투수 최고액의 기록이 21년 만에 깨졌다.
박찬호는 텍사스 이적 후 허리,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3년 반 동안 68경기(380⅔이닝) 22승23패 평균자책점 5.79로 기대에 못 미쳤다. FA 계약이 1년 반 남아있던 2005년 7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됐다.
디그롬도 최근 2년간 옆구리, 전완근, 팔꿈치, 어깨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부상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FA 대박을 터뜨린 디그롬이 텍사스의 박찬호 FA 악몽을 지울지, 아니면 재현할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