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레전드가 멋진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최형우(39)에게 2023시즌은 의미가 있다. 만 40살, 우리나이로 41살. 어쩌면 마지막 시즌일 수 있다. 두 번째 FA 계약의 마지막 해이다. 평소 "(계약이 끝나면) 미련없이 끝내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래서 은퇴 시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삼성의 왕조를 이끌었고, 2016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KIA에 입단했다. 4년 100억 원을 받았다. 우승 청부사 답게 4번타자로 자리를 잡아 타선의 빅뱅을 이끌었다. 3할타자가 7명을 배출했던 2017년 핵타선의 중심이었다.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었다.
최형우는 4년 계약기간 내내 충실한 활약을 펼쳤다.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20년은 타격왕까지 올랐다. 4년동안 평균타율 3할3푼5리, 424타점, 96홈런, OPS 0.980의 우등성적을 올렸다. 지금 같으면 150억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실적이었다. 그래서 돈이 아깝지 않았다.
2020시즌을 마치고 3년 47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했다. 세월에 장사는 없었다. 2년 동안 평균타율 2할5푼, 26홈런, 126타점, OPS .761로 확 줄었다. 2021년 안과질환과 허벅지 부상이 겹쳤다. 1차 FA는 우등성적이었지만 2차 FA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1차 4년간 워낙 맹활약을 한 덕택에 2차 FA 부진이 희석될 정도였다.
롯데 이대호는 만 40살인 올해 은퇴하고 레전드로 남았다. 이제는 최형우가 바통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통산 타율 3할1푼2리, 356홈런, 1461타점, 2193안타를 기록 중이다. 내년에는 개인 통산 2000경기와 KBO 최다타점 신기록을 앞두고 있다. 각각 56경기와 38타점을 올리면 된다.
이대호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느냐도 관전포인트이다. 이대호는 골든글러브(지명타자)가 유력할 정도로 특급성적을 내고 유니폼을 벗었다. 타율 3할3푼1리, 23홈런, 101타점, OPS 0.881이다. 현역생활을 연장하라는 팬들의 요청이 있을 정도였다. 이대호의 마지막 길도 최형우에게는 큰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은 있다. 최형우는 전반기는 타율이 부진했으나 후반기는 3할1푼4리를 기록할 정도 회복했다. 내년에도 반등할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 마무리 캠프에서 착실하게 훈련을 하며 타격폼을 바꾸는 모습도 보였다. 멋진 퇴장을 준비하는 마음이 읽혀졌다. 설령 우등성적을 내고 1년을 더한다해도 말릴 사람은 없을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