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박스로 마스크 제작, 유니폼 찾아 삼만리…‘고척 손흥민’ 어떻게 탄생했나 [오!쎈 고척]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2.03 18: 00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손흥민의 환상적인 어시스트에 힘입어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해낸 날. 자선야구대회가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도 손흥민이 등장했다.
올 시즌 신인왕의 주인공 정철원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MVP를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양신팀의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정철원은 이날 새벽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을 이끈 손흥민 코스프레를 하고 타석에 등장했다. 얼굴에 안면 마스크를 착용했고, 상의는 야구 유니폼이 아닌 등에 ‘대한민국’이 새겨진 축구 국가대표 점퍼를 입었다.

손흥민으로 변신한 정철원 /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정철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손흥민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수비 중에도 중견수에서 멋진 송구로 주자를 잡아낸 뒤 찰칵 세리머니로 아웃의 기쁨을 만끽했다.
현장에서 만난 정철원은 “축구를 좋아해서 미리 이런 세리머니를 생각했는데 때마침 어제 극적으로 대한민국이 16강에 갔다”라며 “16강에 올라가서 너무 좋았고, 야구도 축구처럼 국제대회에서 잘하자는 의미로 분장을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정철원은 이날 새벽 한국의 16강행이 확정되자마자 여동생과 함께 과자 박스를 잘라서 안면 마스크를 제작했다. 정철원의 남동생은 “완벽하지도 않고 약간 어정쩡한 느낌이 보기 좋다”라는 평가를 내놨다고.
원래는 상의 또한 손흥민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을 계획이었다. 정철원은 “너무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유니폼을 준비하지 못했다. 오늘(3일) 오전 남동생이 영등포부터 강남까지 쭉 돌아봤는데 내 사이즈에 맞는 유니폼이 없었다. 그래서 등에 대한민국이 새겨진 저지를 준비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손흥민의 열혈팬인 정철원은 “손흥민 선수의 마지막 결정적인 패스에 감탄했다. 아마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그렇게 못했을 것 같다. 그렇게 완벽하게 해내실 줄 몰랐다”라며 “한국 경기가 끝나고 바로 우루과이-가나전을 틀어서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봤는데 우리가 16강에 진출했다”라고 활짝 웃었다.
한편 정철원은 2022시즌 두산이 탄생시킨 최고 히트상품이다. 2018 두산 2차 2라운드 20순위 지명을 받은 그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올해 마침내 1군에 데뷔해 KBO 신인왕을 수상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150km가 넘는 돌직구를 가운데에 과감히 뿌리며 2007년 임태훈(20홀드·두산)을 넘어 데뷔 시즌 최다 홀드(23홀드) 신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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