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양준혁이 더스틴 니퍼트의 143km 직구를 받아쳐 안타를 쳤다. 겨울의 올스타전이라 불리는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다.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하는 제10회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겨울의 야구 축제로 자리매김한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는 올해도 50여명의 선수들이 참석해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대회의 모든 수익금은 사회취약계층 스포츠 활동 지원 및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사용된다.
겨울의 올스타전답게 라인업부터 파격이었다. 이종범 감독이 이끄는 종범신은 김재웅(1루수)-김민수(2루수)-송성문(중견수)-박효준(우익수)-최재훈(3루수)-이창진(포수)-이정용(지명타자)-최준용(유격수)-박영현(좌익수)에 선발투수 김혜성이 나섰다.
이에 양준혁 감독이 이끄는 양신은 박종훈(2루수)-강백호(유격수)-김광현(1루수)-나균안(포수)-정철원(중견수)-문동주(좌익수)-엄상백(우익수)-남지민(지명타자)-김태군(3루수)에 선발투수 노시환이 출격했다.
선수들은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1회 투수 노시환이 타석에 선 최재훈을 공으로 맞히자 최재훈이 발끈하며 당장 싸울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그러자 노시환은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까딱하는 도발 세리머니로 선배의 화를 돋웠다.
신인왕 정철원은 월드컵 16강 주역 손흥민의 안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서 타석에 등장했다. 그는 과자박스로 만든 안면 마스크를 끼고 손흥민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배트&볼 뽑기 복불복 대회 이벤트에서는 메이저리거 박효준이 테니스채를 들고 타석에 등장했고, 투수 최지훈이 핸드볼 공으로 투구하는 이색 장면을 만들었다. 투수 김선빈이 풍선볼을 굴리고 타자 박종훈이 조그마한 손가락 모양의 채로 타격하는 장면도 볼거리 중 하나였다.
KT 간판타자 강백호는 3회 수염 분장을 하고 나와 박용택 해설위원의 타격폼을 따라했다. 박 위원은 더그아웃에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화 노시환은 올해까지 두산에서 뛴 호세 페르난데스의 통통한 몸을 재현하고자 유니폼 상의에 무언가를 가득 채우고 타석에 등장해 타격폼을 따라했다. 중전안타를 친 뒤 팔을 허공에 가르는 특유의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6회에는 레전드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마해영과 자선야구대회 주최자인 양준혁 이사장이 차례로 타석에 등장했고, 두산 레전드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모처럼 마운드에 올라 묵직한 직구를 뿌렸다. 양준혁 이사장은 니퍼트의 시속 143km 직구를 중전 적시타로 연결하며 녹슬지 않는 타격을 자랑했다.
7이닝으로 진행된 경기는 양신의 7-4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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